국내 최대 불 축제 제주들불축제서 '오름 불 놓기' 사라진다

'2025 제주들불축제 기본계획' 발표

13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열린 ‘2021 제주들불축제’에서 축제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 놓기가 펼쳐지고 있다.2021.3.13/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내년 제주들불축제에서 새별오름에 불을 붙이는 '오름 불 놓기'는 못 보게 됐다.

제주시는 '2025 제주들불축제 기본계획'을 수립해 20일 발표했다.

이번 제주들불축제 기본계획은 '제주를 대표하는 지속가능한 축제'를 목표로, 시민기획단의 의견 수렴과 원탁회의 운영회의, 전국 콘텐츠 공모 등의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2000년부터 시작된 핵심 콘텐츠인 '오름 불 놓기'는 폐지한다. 또 시민참여 공간을 마련하고 전통문화와 제주의 생활상을 담은 프로그램을 구성할 계획이다.

오름 불 놓기는 제주도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를 현대적으로 재현해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30만㎡를 태우는 행사로, 국내 최대 규모의 불 관련 축제로 꼽혀왔다.

그러나 지난해 동해안 산불 여파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존폐 논란이 이어져왔다. 산불 위험과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주시는 새로운 들불축제 방향을 찾기 위해 올해 축제를 열지 않았다.

숙의형 원탁회의 등을 거친 결과 결국 오름 불 놓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제주시는 직접 불을 놓는 방식 대신 조명과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불을 형상화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소규모로 진행되는 달집 태우기는 계속해 축제의 정체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강병삼 제주시장은 "오름 전체 태우기는 시민기획단에서도 고려되지 않았다"며 "축제의 명맥은 이어가되 제주의 정체성과 생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시민참여 축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지난 5월 애월읍 주민들이 오름 태우기를 유지하기 위해 주민 조례안 청구를 도의회에 제출한 데 대해 "주민들의 뜻을 존중하지만 다만 앞으로 내용 검토 과정에서 밀도 있는 법률적 판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