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4745마리 절반 안락사"…유기동물 전국 최대 제주, 입양 안간힘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 '완전 포화' 동물보호센터 시찰
애월에 제2동물보호센터 짓고 센터 옆엔 입양전용공간도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안타깝지만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유기동물 수, 안락사율 모두."
16일 오전 제주시 용강동 제주동물보호센터 보호동. 이 곳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를 상대로 현황 보고에 나선 강윤욱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장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최근 4년간 제주도에서 유실·유기동물 보호두수가 2020년 7047마리, 2021년 5697마리, 2022년 5296마리, 2023년 4745마리로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인구 10만명당으로 보면 전국 평균이 220마리인데 반해 제주는 660마리에 이른다.
강 소장은 "전체의 60% 정도가 제주시 애월읍, 서귀포시 남원읍 등 읍·면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밭이나 과수원이 많아 번식이 잘 이뤄지는데다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중성화를 지원해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락사율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센터에 입소한 유실·유기동물 4745마리(개 3894·고양이 851) 가운데 45.5%에 이르는 2159마리(개 2042·고양이 117)가 안락사로 죽음을 맞았다. 전국 평균은 27%에 불과하다.
센터는 열흘 간의 공고기간이 지나면 전염병에 감염됐거나 공격성이 강하고, 분양 가능성이 낮은 유실·유기동물을 먼저 안락사시킨다. 수의사를 포함해 2명 이상이 참여한 상태에서 마취 후 약물을 정맥이나 심장에 투여하는 식이다. 현재 매주 20~30마리가 그렇게 안락사되고 있다.
강 소장은 "센터 수용능력이 300마리 정도 밖에 안 돼 현재 완전 포화상태인데다 (지난해 말 기준) 반환율이 5.9%(278마리), 입양률이 15.3%(728마리)에 불과한 상황에서 안락사는 불가피한 인도적 조치"라며 "현재 직원이 18명인데 대부분 안락사 트라우마를 호소할 정도"라도 했다.
이처럼 완전 포화상태인 센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도는 사업비 90억원을 투입해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1만2000㎡ 부지에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를 짓고 있다.
이 곳에는 동물보호시설과 입양시설, 동물병원, 격리시설, 사무관리 시설을 갖춘 제2동물보호센터를 비롯해 공설 동물장묘시설, 반려동물 놀이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제2동물보호센터 공정률은 10%로, 도는 연말까지 센터 공사를 먼저 마무리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시설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도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센터는 추가경정예산 6000만원을 확보하는 대로 센터 옆 860㎡ 부지에 입양전용 공간과 산책이 가능한 놀이터를 조성하는 동시에 유실·유기동물 입양 사진전과 입양의 날(10월4일)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치료·백신·미용 등 입양비(1마리당 25만원 한도) 지원사업 △중성화 수술경비, 건강검진비 등 생애 최초 유기동물 보금자리 지원 △월 1회 반려동물 문화교실도 꾸준히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현장을 살핀 강연호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장은 "점차 반려인이 증가하면서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반려동물과 관련한 홍보와 교육프로그램도 활성화 돼야 한다"며 "반려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행정에서 적극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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