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서귀포 '문섬' 도는 관광잠수함 운명 걸린 현장실사…결과는?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천연기념물 문섬 일대 수중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논란을 빚는 관광잠수함 운항 여부를 가릴 현장실사가 진행된다.

30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12월 1일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서귀포 문섬 일대를 찾아 현장실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실사는 문섬 주위를 운항하는 관광잠수함 업체가 최근 문화재현상변경 심의를 신청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해당 업체는 1988년부터 지금까지 서귀포항과 문섬 일대에서 관광잠수함, 승객수송선, 해상바지선 등을 운영해 왔다. 문섬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인 2001년부터 문화재청으로부터 3년에 한 번(2020년 이전엔 2년마다) 관광잠수함 운항에 관한 현상변경허가를 받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현장 실사 결과를 근거로 연내 현상변경 심의 진행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업체의 잠수항 운항 허가 기간은 올해까지다.

특히 이번 현장실사와 문화재현상변경 심의는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문섬 수중 환경이 훼손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문섬 수중환경 훼손 논란은 지난해 6월 환경단체가 문섬 관련 조사를 공개하면서 수면에 떠올랐다. 당시 녹색연합은 문섬 일대 수중 환경이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문화재청은 이 단체의 문제 제기 이후 올해 초까지 네 차례에 걸쳐 관련 조사를 벌여 문섬 일대 일부 수중이 훼손된 사실을 확인하고, 특히 절대보전지역도 훼손된 흔적을 발견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2월 문화재위원회 회의를 열어 절대보존지역 훼손 등 무허가 행위에 대해 문화재 관리 단체를 통해 문화재보호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고발 조치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지난 3월 서귀포해양경찰서에 해당 업체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그런데 해경은 업체 관계자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려 했으나, 검찰이 고의성 입증을 위한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결국 지난 9월 이를 입증하지 못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청은 이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며 다시 심의해 줄 것을 요구했고, 해경은 이 사안에 대해 재검토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해당 업체의 운항 허가를 위해 활용된 모니터링 용역 보고서를 작성한 문화재청 전 전문위원인 모 대학 교수가 이와 관련한 뇌물수수와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한편 서귀포항 앞바다에 있는 문섬은 섬 전체가 수직 주상절리로 돼 있고, 인근 해역엔 산호 군락이 발달해 생물다양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 2000년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됐다. 또 유네스코 생물 보전권 지역,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국립공원 엄정보호지역 등에 포함됐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