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 캠핑장, 플라스틱 즉석밥대신 주민이 팔면 어때요"
[플라스틱 제로 제주]⑨관광분야 자원순환 활성화 워크숍
숙박업·관광지 등 각 분야 종사자들 지속가능 관광 논의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우도와 가파도 도항선 선사 직원분들이 우도 캠페인 문구가 새겨진 조끼 등 옷을 입으면 어떨까요"
최근 제주관광공사 주관으로 열린 도내 관광업체 및 관계자들의 관광분야 자원순환 활성화 워크숍에서는 현장감있는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숙박업 분야, 관광지 분야, 카지노 분야, 렌터카 분야, 지역사회 분야 등 각 분야 종사자들이 업종별로 라운드테이블을 운영해 관광 분야에서의 폐기물 감량과 지속가능한 관광 등을 놓고 의견이 오갔다.
'사회분야' 워크숍에서는 제주대학교 박운정 교수를 좌장으로 우도면, 함께하는 그날, 푸른컵, 행복커넥트,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등이 참석해 청정 우도 캠페인을 제주도 전체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과 다회용컵 및 일회용컵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다회용컵과 일회용컵 반납기를 늘리고 이용객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또 컵 회수기에 자원순환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문구나 사진을 넣어 참여를 유도하고 대외적인 정책홍보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만큼이나 중앙정부의 일관된 정책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이경미 함께하는 그날 대표는 "우도에 있는 비양도 캠핑장이 유명한데 이곳에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마을 주민들이 직접 밥이나 양념을 판다면 캠핑족들이 남기는 폐기물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인회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제주사무소장은 "컵 수거기를 클린하우스와 재활용도움센터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항공사에서 항공기가 제주에 착륙한 직후 기내방송으로 다회용컵 사용을 홍보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박운정 교수는 "관광객들이 제주여행을 하면서 다회용컵 사용 등 환경보전에 기여하면서 얻은 데이터와 포인트를 축적해 다시 여행을 왔을때(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게끔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다회용컵 정책의 현실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민희 행복커넥트 매니저는 다회용컵에 색깔을 입히거나 디자인도 더 다양하게 제작할 수 없느냐는 의견에 "디자인과 투명함은 타협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고 매니저는 "많은 양의 다회용컵을 반납기에서 수거하려면 컵 모양이 동일해야 한다"며 "컵에 색을 집어넣으면 다회용컵으로 수명이 다한 뒤 재활용하기가 어려워지기때문에 투명컵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광분야 폐기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숙박업 분야에서 친환경 경영 방법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는 제주도의 자원순환 관련 스타트업 업체 투자, 호텔 주변 폐트병 수거기 설치, 호텔에서 발생하는 폐침구를 외국 빈민국에 붕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증하자는 제안 등이 나왔다.
숙박업체들은 "폐기물을 선순환해 활용하고 친환경적인 물품으로 전환하려면 비용과 고객의 불편함이 따른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업체에 참여를 독려할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관광지 분야 참가자들은 " 단시간에 머무는 관광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관광지시설 내에 다회용컵 사용 및 일회용품 사용을 제안하기엔 어렵다"며 "다시 증가 추세인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쓰레기 분리수거도 홍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종이로 된 광고지를 지양하고 QR코드를 이용한 디지털 안내물을 제작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교통 분야에서는 "관광객이 제일 처음 접하는 곳이 렌터카이기 때문에 렌터카업계에서 친환경 홍보 활동을 시작하면 확장성이 크다"며 "공사와 협업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싶다"고 했다.
카지노업 분야에서는 LED 램프 밝기를 조절하는 등 불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제주관광공사는 "관광분야에서부터 실천하는 자원순환 사회가 조성될 수 있도록 업계와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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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제주도가 '플라스틱 제로'에 도전한다. 2023년 8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선포한 '2040 플라스틱 제로 섬'이 그것이다. 제주는 인구가 70만명에 못미치지만 한해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관광객과 관련 사업체들의 협조없이는 플라스틱 제로가 어려운 이유다. 뉴스1제주본부는 10회에 걸쳐 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제로에 도전하는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과 정책을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