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열린 전통배 테우 진수식…서귀포 쇠소깍 축제 개막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19회 쇠소깍 축제가 9일 오전 제주 전통배 테우 진수식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서귀포시 효돈동 연합청년회가 주최·주관하는 이 축제는 쇠소깍의 아름다운 비경을 알리기 위해 2004년 시작돼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이번 축제는 쇠소깍 테우 탑승장에서 열린 '제주 전통배 테우 진수식'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서귀포시 하효마을회가 별도로 준비한 이 행사는 최근 3개월에 걸쳐 진행된 5톤 규모의 테우 건조작업이 마무리된 것을 기념하고 쇠소깍의 무사고와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쇠소깍에서 테우 진수식이 열린 것은 2004년 첫 축제 때 이후 20년 만이다.
진수식은 풍물단 공연과 제례, 테우 물에 띄우기, 음복 순으로 진행됐다. 진수식을 마친 테우는 조만간 실제 체험용으로 쇠소깍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삼용 하효마을회장은 "쇠소깍 테우 체험객 수는 한 해 35만여 명으로, 관련 수익금은 불우이웃 돕기와 경로당 점심 제공, 명절 쌀 나눔, 장학사업 등에 쓰이고 있다"며 "이번 진수식이 테우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그 명맥을 이어 나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축제는 1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첫째 날인 이날 쇠소깍 일대에서는 가족 윷놀이 대회와 콜라·귤 빨리 먹기 대회, 풍물단 길트기 공연에 이어 축하공연과 불꽃놀이로 꾸며지는 개회식이 열린다. 둘째 날인 10일에는 하효항 보물찾기, 여자 팔씨름 대회, 너프건 사격 대회, 쇠소깍 가요제 등이 이어진다.
이 밖에 쇠소깍 테우 모형 만들기, 쇠소깍 소망등 달기, 테우·카약 무료 체험, 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한편 2011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쇠소깍은 제주도 남쪽으로 흐르는 효돈천의 끝자락에 위치한 깊은 웅덩이로, 현무암 지하를 흐르는 물이 분출해 바닷물과 만나는 곳이다. 제주어로 '쇠소'는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의 연못, '깍'은 끝을 뜻한다.
쇠소깍은 병풍 같은 기암괴석과 그 위로 우거진 초록 숲, 유난히 푸르고 맑은 물색을 자랑한다. 옛날에는 기우제를 지내는 신성한 땅으로 여겨져 함부로 돌을 던지거나 물놀이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제주올레 5·6코스를 연결하는 곳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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