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폭설·강풍에 '비상' 인데…도지사는 '부재중'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도 출장갔다 복귀 못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도에 대설·강풍·특보가 발효 중이었던 22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 있는 폐자원 순환 공장을 방문해 환하게 웃으며 시찰을 하고 있다.2022.12.23/뉴스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올겨울 최강 추위에 비상 2단계를 발령하고 이틀째 24시간 비상근무를 하고 있지만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여전히 부재중이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 지사가 제주를 떠나 출장을 간 건 지난 20일부터다.

오 지사는 지난 20일 오후 2시쯤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고향사랑기부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오후 4시쯤 서울 종로구 SK E&S 본사로 자리를 옮겨 고향사랑기부제 홍보활동을 했다.

이튿날인 21일 오전 10시30분쯤에는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탄신111주년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이 때 기상청은 22일부터 24일 사이 제주지역 기상악화 상황을 예보하며 항공기 결항에 주의를 당부했다.

오 지사는 22일에도 출장을 이어갔다. 오전 9시쯤 국회에서는 같은 당 소속 김태년 의원에게 명예 제주도민증을 수여했고, 오전 11시쯤에는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를 방문해 폐자원 순환 공장도 시찰했다.

제주도에 대설·강풍·특보가 발효 중이었던 22일 오전 10시19분쯤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의 한 도로에서 LPG 운반차량이 미끄러져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2022.12.22/뉴스1

이후 오 지사는 오후 2시쯤 김포국제공항에서 제주행 항공기를 타려고 했지만 여전히 제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미 22일 오전부터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들이 결항된 데다 현재 사전결항에 추가결항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 사이 도는 22일 오후 1시쯤 '비상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3시간 만인 오후 4시쯤 '비상 2단계'를 상향 발령하고 24시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오 지사는 전날 오후 7시30분쯤에야 총력 대응을 주문하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오 지사의 부재로 이날 오후 2시 제주도의회에서 열리는 제41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는 오 지사 대신 김희현 도 정무부지사가 참석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22일 일정을 오전으로 앞당겨 제주에 돌아가려고 했으나 항공기 결항으로 여의치 않았다"며 "항공기 운항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도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간 간담회 일정으로 서울 출장을 갔다가 발이 묶인 상태다. 오후 본회의는 제1부의장인 김대진 의원이 대신 주재한다.

23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서 바라본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 눈보라가 치고 있다.2022.12.23/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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