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음주차량에 깔린 친구 할머니 구한 제주 중학생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최근 제주에서 무면허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차량에 깔려 있던 할머니를 시민들이 힘을 모아 구조했는데, 이들 '용감한 시민'중에는 피해 할머니의 손자 친구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28일 제주 서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4시26분쯤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골목길에서 여성 A씨(72)가 승용차에 깔려 있다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다.

당시 A씨는 허리가 승용차 오른쪽 앞바퀴에 깔린 위험한 상태였지만 다행히 주변에 있던 시민 10여 명이 재빨리 맨손으로 차량을 들어 올리는 등 구조에 나서면서 더 큰 화는 면했다.

할머니를 구한 시민들 사이에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제주 서귀포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임수현·오현석·강권우·이지성·이다원·김경민군 등 6명이다.

서귀포중학교는 사고를 당한 할머니의 손자가 다니고 있는 학교다. 특히 할머니를 구한 6명 중 4명은 할머니의 손자와 같은 반이며, 초등학교를 함께 졸업한 친구도 있었다.

이들 학생들은 하굣길에 교통사고로 차량에 깔린 할머니를 발견했고, 어른들과 함께 달려가 차량 한 쪽을 들어 올리고 할머니를 구조했다.

피해 할머니의 며느리는 이날 '뉴스1 제주'와의 전화에서 "차량을 들어 올려 어머니를 구해주신 시민들 가운데 아들의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며 "아직 (아들 친구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꼭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범 서귀포중 인권안전부장은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하는 학생들이다"며 "위급한 상황에서도 남을 도울 수 있는 용기는 어른들도 내기 어려운데 대견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학생을 포함, 할머니 구조에 발벗고 나선 시민 10여 명 모두에게 감사장을 수여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사고 운전자는 경찰 조사 결과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24%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