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째 '늑대 울음' 北 소음 테러…김포·강화 주민들 '정신 고통' 심각
"대남방송으로 무기력"…김포 접경지 주민 30% "스트레스"
- 이시명 기자
(인천·김포=뉴스1) 이시명 기자 = 지난 7월부터 이어진 북한의 대남 방송 소음으로 인천 강화군과 경기 김포시 접경지 주민들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김포시보건소는 지난 8~14일 접경지인 월곶면 성동리, 하성면 시암1·2리, 후평리 일대 주민들을 상대로 정신 건강검사를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사는 주민 1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검사 결과 2명은 '고위험군', 27명은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주민들은 피해가 심하지 않은 정상군이다.
70대 이상의 고령 주민들은 검사에서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포시는 이곳 주민들이 지난 7월부터 북한이 방송하는 '쇠를 깎는 듯한 소리', '늑대 울음' 등과 같은 기괴한 소리에 평소 스트레스와 가축 피해 등을 앓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포시는 파악한 접경 지역 대남 방송의 소음 정도는 '70 데시벨(㏈)' 이상으로 분석했다.
김포시는 지속적인 접경지 주민 대상 관리는 물론 경기도 등 상위기관과 함께 대책 강구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접경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한 번 더 진행할 예정이다"며 "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인천 강화군보건소도 지난달부터 접경지 주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강화군보건소를 통해 정신건강을 검사받은 주민은 78명으로 이 중 10%에 달하는 7~8명이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화군 당산리 주민 30대 안 모씨는 "수면제를 먹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주민도 있다"며 "북한의 시도때도 없는 방송으로 일상이 무기력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부터 강화군에서 대남방송에 시달리고 있는 곳은 송해면, 양사면 등의 주민 2만2000여명으로 추산됐다.
이에 인천시는 예비비 예산 3억 5000만원을 투입해 대남방송 피해 지역인 송해면 당산리 35가구에 우선 방음창을 설치하기로 했다.
강화군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수개월째 이어진 주민들의 대남방송 피해 상황을 종합하고 있다"며 "방음창 효과 분석은 물론 인천시와 함께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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