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자 전 경인여대 총장 부부 2심도 '집유'…'교수 부정채용·교비 횡령'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대학 운영 과정에서 교수 부정채용과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길자 경인여대 전 총장(83)과 백창기 전 이사장(89) 부부가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2부(진원두 재판장)는 업무상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총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백 전 이사장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1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4~2015년 교수 3명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중에는 김황식 전 총리의 딸 A 씨에 대한 '맞춤형 공고'를 내 부정 채용한 혐의도 포함됐다. 김 전 총장은 아동보육 전임교원 채용 과정에서 '외국어 능통자, 심리상담 전공자' 우대 항목을 넣는 등 당시 유아보육과 시간강사였던 A 씨에게 유리한 채용공고를 내 부정채용 의혹을 샀다.

또 김 전 총장은 2016년 4월 교직원 성과급 명목으로 4500만 원을 지급했다가 이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빼돌려 이승만 석상 건립비로 사용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백 전 이사장과 김 전 총장은 징계위원회 회의비, 변호사 선임비, 미지급 급여 등 수 억 원을 교비에서 지출해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총장 측은 1심 재판 과정에서 "교수 부정 채용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성과급을 부풀려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석상 제작비를 마련해 제작자에게 송금된 사실은 인정하나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김길자 전 총장의 업무 방해 범행은 해당 채용 절차에 성실하게 응했던 지원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돌아갈 뿐만 아니라, 교수 채용 업무에 관한 사회의 일반의 신뢰를 훼손시켰다"며 "횡령한 금액도 액수가 많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들이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원심의 양형 판단을 번복할 정도의 사정변경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심에서 양형에 반영할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다"고 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