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담뱃갑 속에 뱀·거북 숨겼다…고가 희귀생물 밀반입 적발

인천공항세관, 19억대 멸종위기 외래생물 밀수 14명 검거
코모도왕도마뱀, 버마별거북 등 종류 다양

코모도왕도마뱀(인천공항세관 제공) / 뉴스1

(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외래생물 밀수 특별단속'을 통해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급)인 코모도왕도마뱀 등 1865마리의 외래생물을 밀수한 일당 14명을 검거하고, 이들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인천공항세관은 특별단속기간 동안 외래생물 밀수 전과자 및 우범여행자에 대한 분석과 동태를 관찰해 5월 30일 태국에서 입국한 밀수 운반책을 검거했다. 세관은 압수수색과 포렌식 분석, 계좌추적을 통해 밀수 일당을 추적해 검거하고, 이들이 보관한 외래생물들을 압수했다.

압수된 외래생물은 도마뱀, 거북, 전갈 등으로 그중에는 코모도왕도마뱀과 에메랄드트리보아 등 고가의 희귀 생물도 포함됐다. 특히 코모도왕도마뱀은 국내 공식 수입 사례가 없는 멸종위기종으로, 이번에 국내 반입 적발 사례는 최초다.

이들은 2022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외래생물을 은닉해 수십 차례에 걸쳐 밀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밀수품을 하의 속옷이나 컵라면 용기, 담뱃갑 등에 숨겨 반입했다. 아울러 무료 해외여행을 미끼로 지인들을 포섭해 밀수 운반책으로 이용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버마별거북(인천공항세관 제공) /뉴스1

이들은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상에서 거래가 불가능한 국제적 멸종위기 동물을 판매하거나, 전문 파충류 가게에 유통해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이들은 태국에서 30만 원에 구입한 버마별거북을 국내에서 400만 원에 판매하며 12배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 중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A 씨는 밀수한 코모도왕도마뱀을 정상 수입 개체로 위장하기 위해 지방유역환경청에 허가를 신청했으나, 위조된 서류가 발각돼 신청이 반려됐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압수한 외래생물 중 살아있는 개체는 국립생태원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멸종위기 외래생물 밀수는 생태계를 교란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인 만큼 앞으로도 국경 단계에서 밀수를 적극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도 불법행위를 발견하면 '관세청 밀수신고센터'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oneth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