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창구 전락' 우울증 갤러리…청소년 보호 규제 강화해야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가 청소년 성범죄에 악용되면서 커뮤니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는 20대 남성 3명이 해당 커뮤니티에서 만난 10대 청소년에게 접근해 성범죄를 저질러 검찰에 송치됐다.

30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20대 A 씨 등 3명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알게 된 중·고등학생 4명에게 접근해 성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가해자 중 2명은 피해 여학생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제 졸피뎀을 제공한 뒤 성폭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강간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경찰은 이들을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해 부천에서도 발생했다.

20대 남성 B씨는 지난해 6월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알게 된 여중생과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B 씨는 해당 여중생이 만 16세 미만인 사실을 알고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B 씨는 같은 해 4월에는 해당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10대 여학생이 SNS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생중계하는 데도 묵인한 혐의도 받아 처벌받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미성년자 성범죄 창구로 악용된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미진하다.

특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4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경고'를 의결해 논란이 일었다. 이는 방송법상 법정 제재인 '경고'와는 달리 강제력은 없는 조치다.

청소년 대상 범죄를 막기 위해 영국과 미국은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청소년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연령 검증 및 위험 게시물 자동 감지 시스템을 의무화했다. 또 신고 기능을 확대해 청소년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있다.

미국은 '청소년 온라인 보호법(Child Online Protection Art, COPA)'을 통해 청소년 보호 규정을 위반할 경우 운영자에게 벌금을 부과한다. 또 청소년 접근 차단과 감시 시스템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모니터링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운영자들이 자율적으로 내용을 규제하고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핫라인을 통해 경찰에 보고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커뮤니티 운영으로 운영자 측에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면 일정 부분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며 "사이트 운영을 통해 수익이 발생한다면 책임성도 함께 부여하고, 운영자 측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보호 단체들도 온라인상에서 청소년들이 범죄에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정부와 방심위의 보다 강력한 규제와 감시 시스템 도입을 요구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oneth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