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는 '마약 밀수'하기 좋은 때? 이 분들이 기다립니다

'엄마처럼 범죄자들 잡는 세관될 것" 초딩 딸 응원에 힘내
인천공항세관 직원들 "한국 관문서 마약 밀반입 차단에 최선"

인천공항본부세관 여행자통관검사관 소속 박은화(8급, 43)주무관이 마약 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하고 있다.(인천공항본부세관 제공) / 뉴스1

(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은 북적이는 승객들 속에서 여전히 긴장감이 감돈다.

가족과의 재회를 위해 해외에서 돌아온 승객들이 공항을 지나치는 가운데, 공항 한켠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마약 밀수와의 전쟁이다.

인천공항본부세관 직원들의 얼굴에는 집중과 피로가 교차한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높은 수속량을 자랑하는 인천공항에서 마약 밀수 시도도 평소보다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날 뉴스1이 만난 인천공항세관 여행자통관검사관 소속 박은화(8급)주무관은 마약 밀수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박 주무관은 이날 공항 수화물 검색대에서 한 여행객의 가방을 면밀히 검사했다.

박 주무관은 여행객 가방에 있는 믹스 커피를 가르키며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최근 믹스 커피안에 마약을 밀반입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박 주무관은 마약키트와 이온스캐너 등을 이용해 마약 검사를 진행했으며, 다행히 믹스 커피에는 마약이 검출되지 않았다.

올해 6년 차인 박 주무관은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수십건의 마약 밀반입을 적발한 베테랑 공무원이다.

인천공항본부세관 여행자통관검사관 소속 박은화(8급, 43)주무관이 마약 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하고 있다.(인천공항본부세관 제공) / 뉴스1

그는 쉬는 날이면 미국 등 해외 마약 밀반입 적발사례를 공부한다.

박 주무관은 "미국에서 케타민을 클렌징 워터나 샴푸에 녹여 밀반입한 사례를 봤다"며 "저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세관 직원들 모두 마약 밀반입 적발을 위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박 주무관은 이날도 나라별 입국 스케줄을 체크했다. 나라별 마약이 합법화된 곳이 있어서다.

박 주무관은 "나라별 마약이 합법화된 곳이 있어, 이런 나라들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며 "심층 인터뷰를 하다 보면 마약 밀반입을 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에게 "내 얼굴이 범죄자처럼 생겼냐", "언제부터 공무원들이 이렇게 열심히 일했냐"라며 조롱섞인 말을 하는 여행객들도 있었다.

하지만 세관 직원들은 이 같은 노력은 단순한 단속을 넘어, 공항의 전반적인 안전과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작업이기에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여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마약 밀수를 차단하는 세관 직원들의 헌신은 절대 간과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박 주무관은 “마약 밀반입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문제"라며 "'엄마처럼 범죄자들을 잡는 세관이 될 것'이라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의 말을 듣고 이 일에 보람을 느낀다. 추석 명절 가족들과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알고 묵묵히 저를 응원해 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인천공항본부세관 마약조사1과 소속 유경한 주무관이 탐지견 마들리와 여행객 가방을 검사하고 있다.(인천공항본부세관 제공)/뉴스1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항공여행자를 통한 마약 밀반입 사례는 크게 늘어나고 추세다. 2021년에는 83건(1만2444g), 2022년에는 112건(3만6155g)이었다가 2023년에는 177건(14만8099g)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102건, 6만5841g의 마약이 적발됐다.

인천공항에서는 지난해 565건(64만9364g)의 마약류가 단속됐으며, 올해 7월 기준 357건(25만6356g)의 마약류가 단속됐다.

추석 연휴 마약류 밀반입 차단을 위해 김종호 인천공항본부세관장은 13일 공항 수출입 및 여행자 휴대품 통관 현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했다.

김 세관장은 "우리 세관직원들은 추석 연휴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마약류 밀반입 단속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oneth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