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이 '꽥꽥' 잠도 못자" 강화도 접경주민 북한발 소음공격 고통

강화군 "국정원 등 관계기관도 상황 알고 있어"
우리 군 당국은 대남방송 분석 중

북한이 10번째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한 7월24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마을 일대 북한 초소 인근에 대남확성기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2024.7.2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북한이 최근 인천 강화군 접경지역을 향해 기계작동 소리와 비슷한 '기이한 소음' 공격을 벌이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12일 안효철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이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주 밤낮으로 죽겠다"며 "당최 무슨 소리인지 모를 '꽥꽥' 대는 요란한 대남방송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이장은 "북한 군이 새벽이든 한낮이든 시도 때도 없이 아주 듣기 싫은 소리만 줄곧 울리는 대남 방송을 하고 있다"며 "밭일이 한창인 지금, 북한의 기이한 소음으로 잠을 못 자 시달리는 주민이 속출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북한의 이런 소음공해는 강화군 송해면 일대에 집중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강화군의 접경지역인 강화군 교동면과 양사면 주민들은 "북한의 이상한 대남방송을 느끼지 못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해면 주민들은 북한의 이같은 새로운 유형의 대남방송이 우리 군 당국의 대북방송 시작 직후부터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지속된 대남 쓰레기풍선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21일부터 확성기 방송을 전면 실시한 바 있다.

천상식 강화군 송해면 이장단장은 "우리 군이 대북방송을 시작한 직후부터 기계를 가동하거나 쇠를 깎는 듯한 방송을 하고 있다"며 "아마 우리 군의 대북방송을 듣지 못하게 하려는 북한 측의 대응인가 싶다"고 말했다.

대북방송 실시 당시 북한이 대응한 소음에 대해서 우리 군은 북한 군인·주민들이 온전히 듣지 못하도록 '상쇄소음'을 송출하는 것으로 봤다. 다만, 처음보다 소음이 커지고 유형도 바뀌면서 '상쇄소음' 보다는 '소음공격'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강화군에서 측정한 대남방송의 소음규모는 80㏈(데시벨)로 측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80데시벨은 지하철 소음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노출 될 때 청력장애가 시작될 수 있다.

소음공격이 약 두달간 이어진 송해면 일대 주민의 불만은 극도로 쌓인 상태다. 천상식 송해면 이장단장은 마을주민의 뜻을 모아 강화군에 대응을 요청했다.

강화군은 "천상식 이장단장 등 주민들과 통화를 해 피해를 접수한 상태다"면서도 "다만, 행정당국인 강화군에서 북한의 소음공격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원 등 관계기관에서도 송해면 피해상황을 충분히 파악한 상태이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 당국도 강화지역의 대남방송 피해 상황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우리 군이 북한의 이러한 소음 공격에 대해 의도가 무엇인지 추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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