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 샤워기 틀어 버틴 간호대생…전문가 "화장실 위험할 수도" 왜?

간호대생 구사일생 증언에 누리꾼들 사이 화제
연기에 더 빨리 노출 가능성, 오히려 '외통수' 될 수도

23일 오전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중동의 한 호텔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전날 저녁 7시 40분쯤 발생한 이번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현장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2024.8.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경기 부천 호텔 화재와 관련해 간호학과 여대생이 화장실에서 물을 뿌리며 생존할 수 있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화재가 나면 화장실로 대피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화재가 난 호텔에 투숙한 20대 여성 A 씨는 강원 지역 대학 간호학과 학생으로,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지난 23일 화재 현장에 짐을 찾으러 온 A 씨는 "불이 났을 때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고 머리를 대고 있었다"며 "대학 때 배운 지식으로 입을 수건으로 막은 채 소방대원을 기다렸다"고 했다. 화재 당시 A 씨는 해당 모텔 806호에 머물고 있었다. 806호는 최초 불이 시작된 객실로 추정되는 810호와 인접한 호실이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은 "화재 대응 교육등은 정말 중요하다" "이런지식 진작 알려주지" "이제 화장실로 피해야겠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화장실은 대피소가 될 수 없다는 조언을 내놨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A 씨가 당시 했던 상황판단은 정말 옳았지만, 화장실의 경우 화재 시에 연기에 빠르게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수색이나 구조할 때에도 훨씬 더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어 한 마디로 '외통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을 뿌려 일부 유독가스가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화장실이 안전한 장소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특히 숙박업소 화장실의 경우 창가쪽에 있지 않고 안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공기가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