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쓰러진 저혈당 男…중학생이 과자 입에 넣어 살렸다

인천 성리중학교 송민재군 "'단것 달라' 얘기에 무턱대고 넣었다"

송민재 군이 쓰러진 한 시민의 의식을 확인하는 모습(사진 오른쪽)과 놀란 눈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시민들(사진 왼쪽).독자제공/뉴스1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중학생이 저혈당으로 쓰러진 남성을 발견해 의식을 되찾도록 도움을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성리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송민재 군(15)이 그 주인공이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오후 8시 20분쯤 대전시 월드컵경기장 내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남성 A 씨가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다.

그러자 A 씨 바로 뒤에 있던 송 군은 곧바로 A 씨 어깨를 흔들어보며 상태를 살폈다.

송 군은 A 씨가 쓰러지긴 했지만 호흡은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곤 바로 옆 매대에 진열돼 있던 과자를 뜯어 A 씨 입에 넣었다. 그리고 A 씨는 곧 깨어날 수 있었다.

A 씨는 송 군에게 "평소 저혈당을 앓고 있었는데, 덥다 보니 탈수 등으로 잠시 의식을 잃었던 것 같다. 감사하다"고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송민재 군 (본인 제공) /뉴스1

편의점을 빠져나온 A 씨는 경기장 계단에 약 10분간 걸터앉아 안정을 되찾은 뒤 자리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송 군은 "A 씨가 쓰러진 와중에 '단것을 입에 넣어 달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급한 상황 속에 시야에 들어온 과자를 무턱대고 입에 넣었다"며 "학교에서 배웠던 응급처치 교육으로 같은 축구 경기를 관람하러 온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송 군은 당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인천유나이티드 간 k-리그 축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홀로 경기장을 찾았으며, 전반전이 끝난 후 휴식 시간에 개인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에 갔었다고 한다.

송 군의 이 같은 선행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먼저 전해졌다.

송 군을 목격한 시민들은 "중학생이 사람을 살렸다" "인천 축구 팬이 대전 축구 팬을 구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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