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살해 후 아파트 경비원에 흉기 휘두른 70대…"불륜 의심해 범행"

"공소사실 전체적으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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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동거 중인 전처를 살해한 뒤 경비원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70대 남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75)의 변호인은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정아) 26일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전체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망상에 의해 범행을 했다는 것에는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외도 관계였다는 것이 범행 동기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날 공소장을 통해 "피고인은 사실혼 관계로 동거 중이던 전처 B 씨(60대)가 평소 외도를 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다른 남자와 살기 위해 집에서 (자신을) 내쫓으려고 한다는 생각에 자주 다퉜다"며 "B 씨가 현관문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꾸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 부엌에 있는 흉기로 11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 이튿날 B 씨와 외도관계라고 생각한 아파트 경비원 C 씨(68)를 찾아가 살해하려 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 씨의 변호인 측은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다. A 씨는 이날 녹색 수의를 입은 채 고개를 들고 당당히 재판에 임했다.

그는 그의 자녀들이 "아버지가 원래 의처증 증세가 심했다"는 진술 내용을 변호인 측을 통해 듣고 납득이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A 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10시50분쯤 경기 김포 운양동 아파트에서 동거 중이던 B 씨를 살해한 뒤 다음 날 오전 7시 20분쯤 이 아파트 경비원 C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살해한 B 씨를 거실에 방치한 채 외출한 뒤 다음 날 평소에 불만을 품었던 C 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백을 통해 범행을 인정하는 한편, "전처의 살인은 계획에 없던 우발적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