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떨어져 살다 이산가족 상봉” 고도제한 어긴 김포 아파트 입주

12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 A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를 찾은 입주예정자들이 입주지원센터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03.12.이시명기자/뉴스1

(김포=뉴스1) 이시명 기자 = 고도제한 초과로 아파트 입주가 불발됐던 경기 김포시 A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입주가 본격 시작됐다.

12일 A 지역주택조합에 따르면 이날 아파트 입주를 마친 입주예정자들은 총 7가구다.

이들은 애초보다 두 달이 지난 뒤에서야 살게 된 '새집'을 향한 설렌 꿈을 안고 입주지원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애초 이 아파트의 입주 예정일은 지난 1월 12일이었지만, B 건설사가 아파트 8개동 중 7개동의 높이를 공항시설법상 고도제한 높이(58.76미터)보다 높게 지은 탓에 입주예정일이 두 달 밀리게 된 것이다. 이 아파트는 김포공항과 직선거리로 약 4㎞ 떨어진 이유로 공항시설법을 따라야 한다.

이곳에서 만난 유흔종 씨(69)는 "그동안 머물 곳이 없어서 아내랑 각자 딸과 어머니 집에서 떨어져 살다가 약 두 달 만에 한집에 뭉치게 됐다"며 "이산가족 상봉하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수영 씨(가명·64)는 "나이가 예순이 넘었지만, 생애 첫 집을 드디어 갖게 된다"면서 "입주가 막혔다는 소식에 기대가 컸던 만큼 심리적으로 아주 힘들었는데, 인제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파트 입주까지 긴급 보완공사를 진행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입주민도 나온다. B 건설사는 아파트 입주가 불발되자 고도제한을 넘긴 아파트 7개 동의 엘리베이터 상부 옥탑부분을 절단하고 여기에 콘크리트를 덧대는 방식의 보완공사를 지난달 말까지 진행했다.

이모 씨(35)는 "입주하긴 하지만 아직 불안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아파트 입주 후 조합으로부터 등기를 받을 때 까지 불안감이 가시지 않을 것 같다"며 "워낙 처음부터 말이 많았던 터라 여전히 찜찜하다"고 말했다.

A 지역주택조합 조합장은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된 만큼 그동안 피해를 본 조합원이나 입주예정자들을 위해 건설사와 적절한 보상안을 마련하는데 긴밀한 소통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김포 고촌읍 일원(약 2만㎡)에 8개 동, 399세대로 건립됐다. 아파트 시공사인 B 건설사는 일부 아파트 높이를 건축물 고도제한보다 63~69㎝ 높게 지어 상부 옥탑을 70㎝가량 깎아내는 보완공사를 마쳤고, 11일 늦은 오후 김포시로부터 건축물 사용승인을 받았다.

12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 A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를 찾은 입주예정자들이 입주지원센터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2024.03.12.이시명기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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