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같은 생활권인데…경기·인천 기후동행카드 '소외' 불만

28일 오후 부평구청역 7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2024.01.28.이시명기자/뉴스1
28일 오후 부평구청역 7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2024.01.28.이시명기자/뉴스1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월 6만원대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시범 사업에 들어갔지만 서울과 같은 생활권인 경기도와 인천 지역 시민들은 적용 범위 대상에 빠져 시민들이 소외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에서 기후동행카드 개시 첫날인 지난 27일 7만1000여명이 서비스를 이용,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반면, 서울과 같은 생활권인 경기도와 인천 시민들은 사실상 이 카드 사용에서 배제된 상태다.

28일 오후 7호선 부평구청역에서 만난 김용식씨(23)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대학에 통학하기 위해 7호선을 자주 이용한다"며 "월 10만원 정도는 교통비로 썼던 터라 인천에도 하루빨리 기후동행카드가 적용돼 교통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강연씨(가명·19)는 "곧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데 한 달 용돈에서 통학비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인천도 기후동행카드에 참여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대학 입학 전까지 기후동행카드를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고 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적용한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이다. 이 카드를 발급받으면 서울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 등을 6만원대에서 무제한 이용할 수 있지만 현재는 서울을 대상으로만 시범 추진하고 있다. 인천도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도입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공개되진 않았다.

매일 아침 인천에서 7호선을 타고 서울 서초구까지 이동하는 직장인 김승규씨(30)는 "기후동행카드가 7호선도 적용된다길래 한번 발급받으려 진지하게 알아보기도 했다"며 "하지만 인천에서 7호선을 타는데 기후동행카드는 쓸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나자, 인천시민은 혜택에서 빠진 반쪽짜리 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에서 발급받은 기후동행카드를 인천에서는 사용하지 못해 인천을 방문한 서울시민들도 혼선을 빚고 있다.

개인 사정으로 서울에서 인천을 방문한 좌수연씨(가명·28)는 "서울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했던 것처럼 인천에서도 사용하고 싶어서 카드를 찍었더니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나와 역무원에게 안내받았다"며 "같은 지하철 노선인데 기후동행카드를 서울에서만 쓸 수 있는 점이 약간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인천시와 협의해 서울 7호선의 경우 석남역과 부평구청역 등에서도 '하차'가 가능하도록 협의했다. 하지만 승차에 한해서는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는 '인천시-서울시 교통 현안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을 진행,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기후동행카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후 위기 시대의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효율적 운영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