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고도제한 초과' 아파트 건설사, 보상금 21억 제시…"턱도 없어"

(김포=뉴스1) 강남주 이시명 기자 = 고도제한 초과로 입주가 불발된 경기 김포시의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시공사가 조합에 21억원 상당의 지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조합 측은 '턱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22일 A조합에 따르면 이 아파트 시공사인 B건설사 측은 최근 조합에 21억원 상당의 지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일종의 손해배상인 지체상금은 공사도급계약서상 기간보다 공사가 지체됐을 경우 건설사가 지급하는 돈이다. 통상적으로 계약금액과 지체상금률, 지체일수 등을 고려해 정한다.

B건설사는 조합과 체결한 도급계약서를 근거로 계산한 결과 21억원의 지체상금이 발생했다고 봤다. 지체상금은 이 아파트 총 8개동 중 7개동이 고도제한을 초과해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고촌읍 신곡리 474 일원(약 2만㎡)에 8개동, 399세대로 건립됐다. 직선거리로 김포공항과 약 4㎞ 떨어져 공항시설법령상 건축물 높이 제한을 받는다.

공항공사는 앞선 2019년 57.86미터 이하로 건설하라고 협의·통보했으나 이 아파트 7개동의 엘리베이터 상부 옥탑이 최고 높이를 63~69센티미터를 초과했고 옥상 난간 장식구조물은 30센티미터를 초과했다. 옥탑은 철근코크리트, 장식구조물은 알루미늄시트로 시공됐다.

B건설사는 엘리베이터는 재시공할 필요가 없어 초과된 부분만 해체(절단)하고 재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시공 완료일은 오는 3월11일로 잡았다.

고도제한 초과 사실을 확인한 김포시는 현재까지 사용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이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은 지난 12일부터인데, 이날까지 14세대가 입주할 예정이었고 3월11일까지 입주하겠다고 한 입주예정자는 총 56세대다. 김포시가 사용승인을 불허하면서 입주예정일이 지난 일부 세대는 현재 호텔 등에서 임시거주하고 있다.

조합은 B건설사가 제시한 지체상금 규모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한다. 조합원 356명의 중도금대출 이자, 단기임대 등 주거비용, 이삿짐 보관비용 등을 다 합치면 21억원으론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은 현재 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피해금액을 조사하고 있다"며 "다음주 초쯤 윤곽이 나오면 B건설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략적으로 뽑아도 B건설사가 제시한 금액으로는 턱도 없다"고 덧붙였다.

조합은 또 엘리베이터 20년 무상 애프터서비스도 요청한 상태다. B건설사가 고도제한 초과부분을 절단해도 건물 안전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엘리베이터 환기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요구했다.

김포시는 지난주 이 아파트 감리·설계사로부터 재시공 관련사항을 구두로 보고 받은 상태다.

김포시 관계자는 "조만간 (재시공 관련) 공문을 접수하면 설계조서나 시방서를 자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또 품질점검단을 구성해 현장조사도 나갈 것"이라고 했다.

inam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