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00만 인천에 공공의대가 없다니" 궐기대회 나온 시민들

11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와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협의회(이하 범시민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공공의대 설립 촉구 인천시민 궐기대회에서 시민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2024.1.11 ⓒ News1 박소영 기자
11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와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협의회(이하 범시민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공공의대 설립 촉구 인천시민 궐기대회에서 시민들이 팻말을 들고 있다.2024.1.1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구 300만 도시에 공공의대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나."

11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와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협의회(이하 범시민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공공의대 설립 촉구 궐기대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날 대회는 공공의대 인천 설립을 위한 인천시민들의 염원을 보여주기 위해 열렸다. 범시민협의회는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12개 기관‧단체‧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대회에는 범시민협의회를 비롯한 국회의원, 시민, 학생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인천은 인구 300만명 규모의 전국 3대 도시이자 공항과 항만을 모두 갖췄으나 국립대 의과대학이 없다.

정부는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운영을 위해 전국을 16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해 이를 총괄토록 했으나 인천과 울산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국립대 병원이 책임의료기관을 맡고 있다. 인천은 국립대 병원이 없어 사립대 병원인 가천대길병원이 책임의료기관을 맡고 있다.

인천은 또 대표적인 의료취약지다. 인천경실련에 따르면 인천은 의사와 공공병원 모두가 부족하고 치료가능 사망률이 높은 의료취약지 3곳 중 1곳으로 꼽혔다. 치료가 시의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면 살릴 수 있는 죽음을 의미하는 ‘치료가능 사망률’의 경우 인천은 51.49명으로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또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8명으로 전국 평균(2.2명)을 밑돌았다. 인구 1만명당 의대 정원도 0.3명으로 전국 평균(0.59명)보다 적고 서울(0.87명), 부산(1.02명)보다 적다.

이 때문에 공공의대를 인천대에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민사회에서 높지만 법적 절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공공의대 설립의 법적 기반이 될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에 상정되지 못했다.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을 법사위에서 이유 없이 60일 넘게 처리를 미루면, 국회법에 따라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으나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여야 정치권은 국가 민생현안인 ‘공공의대법’을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최악의 의료취약지 인천의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국립 인천대학교에 공공 의과대학 설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확정했으나 아직까지 발표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할 때 필수‧지역의료 붕괴사태를 막기 위한 ‘권역별(전라권, 경상권, 충청‧강원권, 수도권) 공공 의과대학 신설’ 정책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궐기대회에서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천대 생명공학과 김모 학생은 "길을 걸으면 성형외과와 치과는 넘쳐나는 데 뉴스에서는 공공병원과 의사가 부족하다고 나온다"며 "학교에서 공공의대 관련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서 도움이 되고자 궐기대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도 눈에 띄었다. 타지키스탄 국적 일룸(24) 인천대학교 학생은 "한국은 의료가 잘 돼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이번 궐기대회 같은 활동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우리 인천대학교에도 의대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