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대출·반납 인상적…소말리아에도 꼭 도입하고 싶어"
유네스코 참가자들이 본 '디지털 선도학교' 산의초 모습은?
'유네스코 국제포럼' 이튿날…경기도 교육기관 방문한 참가자들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3일 오전 9시30분 경기 수원의 산의초등학교 정문에 버스 한 대가 멈춰섰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각국에서 온 외국인 18명. 이들의 눈빛엔 저마다 호기심과 기대감이 서려있었다. 이들은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 참가자들이다.
산의초 오케스트라가 이들을 제일 먼저 맞이했다.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은 참가자들의 이튿날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참가자들 통역은 산의초 '국제교류 동아리' 6학년 학생들이 맡았다. 참가자들과 1:1 매칭이 된 학생들은 학교를 직접 소개하며 중간중간 참가자들의 질문에도 훌륭하게 답변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통역 봉사에 참가한 최시원 학생(6학년)은 "국제교류 동아리를 하면서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겼는데, 특히 이번 유네스코 통역 봉사는 더 재밌는 것 같다"면서 "만나면 어떤 인사를 나눌지 집에서 미리 생각해보고 어떤 부분을 설명할지 생각해 와서 그런지 좀 더 편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산의초는 경기도교육청 선정 '디지털 기반 선도학교'다. 도교육청은 포럼 기간 중 국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학교와 교육기관 방문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데, 산의초가 이번에 10개 기관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산의초 장준걸 교감은 "산의초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본교 교사들이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을 다양하게 활용해 수업하고 있다"고 학교를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산의초 도서관 시스템에 흥미를 보였다. 한 학생이 직접 도서 대출·반납 시범을 선보이자, 소말리아에서 온 한 참가자는 학생에게 이것저것 질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소말리아 교육부에서 일한다는 이브라힘은 "도서관 대출·반납 시스템 기술이 인상적"이라면서 "소말리아에도 꼭 도입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브라힘은 소말리아 교육 환경을 바꾸기 위해 이번 유네스코 국제포럼에 직접 참가 신청해 한국을 방문했다.
복도에는 산의초 학생들의 방과후 학교 전시회가 눈길을 끌었다. AI 블록코딩, 건축교실, 3D 메이커, 로봇교실 등 디지털 기반 선도학교 다운 방과후 수업 내용이었다. 한 참가자는 전시를 둘러보다 "이게 진짜 초등학생이 만든 솜씨냐"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이어진 참관 수업에는 조별로 둘러앉은 학생들이 '자연보호를 주제로 노랫말을 바꿔봅니다'라는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수업엔 학생 각자 태블릿이 활용됐다.
한 남학생이 태블릿으로 능숙하게 자연보호를 검색해 자료를 찾으면서 "'우리 바다를 구해요'라고 제목을 짓는게 어떻냐"고 조원들에게 제안하자, 옆에 있던 여학생이 "구해요 보다 살려요가 낫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여학생은 "내가 그럼 '바다를 살려요'라고 적을게"라며 펜으로 태블릿에 글자를 적자, 해당 조원들의 태블릿엔 여학생이 적은 문구가 새겨졌다.
이번 산의초 방문 프로그램을 마친 Arathi Sriprakash 옥스포드 사회·교육 교수는 "디지털 기기는 명확히 목적을 갖고 사용해야 하는데, 산의초의 디지털 기기 자원에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디지털 교육뿐 아니라 교육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갖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의미있는 경험"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2024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국제포럼'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2일부터 4일까지 열린다. 90여개국 1800여명의 교육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경기도교육청, 유네스코, 교육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2021년 유네스코에서 발간한 '교육의 미래' 보고서에 기반한 첫 국제포럼이다.
도교육청은 보고서에 담긴 5가지 교육 변혁을 도교육청이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국내외 참가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포럼 기간 중 기념공연과 경기도교육청 특별 순서, 국내외 참가자 대상 학교 및 교육기관 방문 프로그램, 경기교육 정책 전시‧체험 공간을 주관해 운영 중이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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