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송치 했지만…검찰, 이재명 '경기도 법카' 배임 재판행

배우자 김혜경 씨 벌금 150만 원…'유죄' 판단 결정적 근거
경기도 압수수색 통해 법카 허위문건 발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을(乙)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달기' 행사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2024.11.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검찰이 19일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긴 것은 최근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에 대한 1심 법원의 '유죄' 판단이 결정적 근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한 압수물도 기소의 근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는 이 대표와 전 경기도 비서실장 정 모 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 모 씨 등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의 배우자 김 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과일 대금, 샌드위치 대금, 세탁비, 사적인 먹거리 등에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파악한 이 대표의 배임 금액은 1억653만 원이다.

이번 사건은 배 씨와 함께 당시 경기도청에서 이른바 '사모님팀'에서 일했던 공익제보자 조명현 씨의 폭로로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김 씨, 배 씨 등을 2022년 2월초 검찰에 고발했고,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같은해 8월 김 씨와 배 씨를 검찰에 넘겼지만, 이 대표에 대해서는 같은해 12월 "관여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올해 1월, 경찰로부터 이 대표 사건을 직접 넘겨받아 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경기도청 총무과, 비서실, 과일과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입증할 여러 자료를 확보했다.

경기도청 비서실과 총무과 의전팀의 압수수색 자료 중에는 법인카드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허위로 작성된 문서도 발견됐다.

경기도 의전용 관용차의 경우 성남시 분당 수내동인 이 대표 자택 인근의 행정복지센터를 차고지로 지정해 반납할 필요가 없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비서실에서 관용차를 계속 배차 신청해 다른 부서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배우자 김 씨는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음에도 운행일지에는 공적 용도로 사용된 것처럼 꾸몄다.

검찰은 비서실 소속 공무원 20여 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벌였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공무원이 다수 동원돼 조직적으로 예산을 유용한 사례'라고 규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1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와 변호사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지법은 이날 김 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2024.11.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더불어 김 씨에 대한 최근 1심 선고의 '유죄' 판결은 이 대표에 대한 기소 시계를 앞당겼다.

지난 14일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자판사 박정호)는 김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씨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2021년 8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당 인사 3명과 수행원 등에게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를 도 법인카드로 제공(기부행위)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수내동 자택(이 대표 자택)에 배달한 샌드위치, 과일 등의 결제는 경기도청에서 일괄해 해당 판매점에 결제하는 방식으로, 포장 음식은 배씨 등에 의해 대부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됐다"며 김 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