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바꿀 기회"…코인 상장 미끼 3200억대 사기조직 검거

피의자 215명 중 총책 등 12명 구속 송치…피해자 1만504명

범죄구성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무가치 가상자산 화폐를 발행해 '고수익' 미끼로 판매한 뒤 불법 수익금을 거둔 일당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의 조직·가입·활동,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 혐의로 총책 A 씨 등 1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구속된 피의자들은 판매법인 대표, 본부장, 중간 관리책, 영업과장 등 주요 직책을 맡은 인물들로서 역할을 분담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12명뿐만 아니라 가담 인원 203명을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검거, 불구속 송치했다.

A 씨는 주식에 투자해 실패한 회원들의 환불 요청이 집단으로 발생하자 이를 피할 방법을 찾던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 그는 별도의 지주회사 법인을 설립해 6개 유사 투자자문 법인 및 10개 판매법인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난 2021년 12월~2023년 3월 고객이었던 피해자들에게 '고급 정보로 알게 된 비상장 가상자산을 구입하면 고수익이 가능하다'고 속여 28개 종목의 가상자산을 판매해 3200억 원 상당 불법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코인발행책은 A 씨 지시를 받아 무가치한 6종의 코인을 자체 발행하게 한 뒤 해외거래소에 상장하게 하고, 모 투자그룹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세조종팀에 해외거래소 계정의 시세를 조종하게끔 하기도 했다.

또 이들이 6개 유사 투자자문업체에서 유튜브 강의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를 판매법인 10개 업체에 제공하면 해당 판매원들은 '운명을 바꿀 기회'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할 것' 등이라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피해자는 무려 1만 504명이며, 이들로부터 3만 554차례에 걸쳐 편취한 금액은 2184억 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로부터 이체받은 돈은 3~4차례 걸쳐 자금세탁을 거쳐 현금으로 출금해 관리책에 전달됐고, 자금관리책은 이를 A 씨에게 다시 건네는 등 범죄 수익금을 은닉했다.

이와 함께 판매총책 B 씨는 2022년 6월부터 검거 직전까지 보이스피싱 3개 조직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손실 금액을 코인으로 보상해 주겠다고 속여 4800명으로부터 1만 6600차례에 걸쳐 1072억 원 상당 코인을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수사는 피해사례를 접수한 일선 경찰서로부터 이관받은 2023년 2월 가상자산 판매 계좌 1444개가 범행에 이용됐다는 계좌분석을 확인한 후 이뤄졌다.

경찰은 수사 개시 후 홍콩·싱가포르를 경유해 호주로 도주한 A 씨를 추적, 유인 공작 등을 통해 검거했다. 이와 함께 하드월렛(USB·SSD 등 하드웨어에 가상자산 지갑 프로그램을 설치해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방에 은닉해 둔 비트코인 22개(22억 원 상당)도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수익금 478억 원에 대해선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