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파주시장 “대성동 생지옥 만든 대남방송, 남·북·국제사회 나서야”
“최대 135dB 소음에 생지옥, 대성동만이라도 우선 중단” 요구
- 박대준 기자
(파주=뉴스1) 박대준 기자 = 김경일 경기 파주시장이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에 따라 발생한 민통선 대성동마을 주민들의 극심한 피해와 관련, 대남방송 중단을 위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을 호소하고 나섰다.
파주시는 31일 김경일 시장과 관계 공무원 10명이 대성동 마을을 직접 방문해 피해 상황을 현장 확인한 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이튿날인 1일 시장 명의의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 시장은 “대성동 마을은 특수지역으로 유엔사가 승인해야 출입할 수 있는 공동경비구역 안에 있다. 그래서 대성동 주민들이 ‘제발 살려달라’고 하소연을 하는데도, 시장인 본인조차 유엔사의 승인을 얻어 마을을 방문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제가 확인한 북한의 확성기 공격은 그동안 상상하던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대성동을 아예 생지옥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동안 주민들께서 ‘겪어보지 않으면 누구도 모른다’고 탄식했는데, 정말 말 그대로였다”고 밝혔다.
파주시의 자료에 따르면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인한 대성동의 소음 최고치는 135dB에 이르며, 이는 질병관리청 소음기준 최고치 120dB조차 뛰어넘는 수준이다. 참고로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 나는 소음은 120dB이다.
김 시장은 우선 북한을 향해 오물풍선 살포와 대남 확성기 방송 전부를 당장 멈출 수 없다면, 우선 급한 대로 대성동마을에 대한 가공할 방송만이라도 잠정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정부에는 “전단과 확성기 방송 상호중단을 결단하고, 북측과 신속히 합의해야 하며, 이런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린다면 우선 대성동 인근에 대해서라도 대북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북측과 방송 중단을 합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공동경비구역을 관할하는 폴 J. 라캐머라 유엔군 사령관과 안토니우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 중립국감독위원회와 유엔군사령부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등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김 시장은 “지금 대성동 마을에서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이 참극을 지속하는 것은 반인권적 사태이며 정전협정 위반이기도 하다.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23일 접경지역 주민들의 대남방송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임시 숙소 마련과 방음창 설치 지원을 지시, 파주시도 이에 맞춰 관련 대책을 추진 중이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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