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 자녀' 성남시의원, 중학교 운영위원장서 물러나
학교운영위 회의 열어 ‘직위상실’ 결정…주민들 ‘환영’
- 송용환 기자
(성남=뉴스1) 송용환 기자 = 학교폭력에 가담한 둘째 자녀로 인해 사퇴 촉구를 받는 경기 성남시의회 A 의원이 첫째 자녀가 재학 중인 중학교에서 맡고 있던 운영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B 중학교는 29일 오후 2시 30분 제6회 학교운영위원회(임시회)를 열어 A 의원이 제출한 ‘운영위원장직 사임안’ 등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그 결과 ‘자격상실’ 결정을 내리면서 A 의원은 운영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B 중학교의 ‘운영위원회 운영규정’에서는 △학부모위원이 제출한 신상자료에 허위 사실이 발견된 때 △사회에 물의를 야기 시켰거나 학교의 명예를 손상한 때 또는 학교에 불이익을 초래했다고 운영위에서 인정한 때 △교직원을 모욕하거나 명예를 심히 손상시켰다고 운영위에서 인정한 때 △운영위에서 자격 상실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경우 등을 ‘자격상실’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A 의원은 둘째 자녀 학폭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비난 여론이 쇄도하자 시의원직 사퇴 대신 중학교 측에 운영위원장직 사임안을 제출한 바 있다. 운영위원장인 A 의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A 의원의 둘째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이어 시의회 앞에 ‘시의원직 사퇴’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 150여개를 보내거나 사퇴에 동의하는 지역주민 중 약 40명이 이날 운영위 회의를 방청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이날 회의를 방청한 지역주민들은 회의 결과가 나오자 “한걸음 해냈다. B 중학교가 조금이나마 명예회복이 되었길” “위원장 빼고는 다들 상식이 통하네요” “분당에서 학폭을 하면 가만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가해자에게 유리한 학폭법이 개정됐으면 한다. 피해자를 보호해 주는 학폭법이 있어야 한다” “눈물이 왈칵 난다. 이렇게 하나하나 우리 엄마·아빠들이 할 수 있는 일 해요”라며 환영했다.
앞서 성남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올 4월부터 6월까지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폭력을 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게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먹이고, 게임 벌칙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며 폭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 신고를 접수한 교육청은 학교폭력 사실을 파악한 뒤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4명 중 2명에게 서면사과 및 학교 교체 조치를, 나머지 2명에겐 서면사과와 봉사 4시간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가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이 A 의원 자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A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쇄도하자 지난 21일 소속 정당이던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A 의원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부모 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책임이 크다. 피해를 본 학생과 가족들께,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감사를 지시했다”며 “엄격한 감사를 통해 시정조치 하겠다”고 약속했다.
sy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