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잔혹 살해한 김레아…과거에도 '데이트 폭력' 범죄

과거 교제 이성 폭행 휴대전화 파손…합의해 기소유예 처분

김레아.(수원지검 제공)

(수원=뉴스1) 유재규 배수아 기자 = 이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의 모친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돼 원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레아(26)가 여자친구를 살해하기 이전까지 갖은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 아니라 과거에 만난 이성에게도 '데이트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의 김레아에 대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김레아는 피해자 A 씨와 같은 대학에 다니면서 2023년 11월부터 연인 관계로 발전한 뒤, 대학 인근 원룸에서 동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A 씨와 동거하며 수시로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남자관계를 의심하는 등 강한 집착증세를 보였고 더 나아가 물리적으로 폭행도 저질렀다. 또 A 씨가 친구와 통화를 할 적에 스피커폰으로 하게끔 압력을 행사하고 A 씨의 본가에 가지 말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본인 역시, 자신의 행동으로 A 씨가 떠날 것이 두려워 '이별하면 너죽고 나죽자'라는 의사를 종종 표했다. 심지어 A 씨의 나체사진을 찍어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해 이를 협박용으로 삼기도 했다.

결국 A 씨는 스스로 관계를 정리할 수 없어 모친인 B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레아가 야간 아르바이트를 간 사이, A 씨는 김레아 자택에서 본인의 물건을 챙겨 빠져나왔다.

B 씨는 온몸에 멍이 든 A 씨를 보자 이를 따지기 위해 지난 3월25일 오전 9시 30분~10시 김레아가 거주하는 오피스텔로 다시 향했다. 비극은 이때부터다.

김레아는 더 이상 A 씨와 연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A 씨와 B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주거지 내 있던 흉기로 이들을 향해 휘둘렀다.

큰 부상을 입은 A 씨는 밖으로 뛰쳐나와 도주하기 시작했고 피를 흘려 쓰러진 B 씨는 A 씨의 도주를 돕기 위해 김레아를 붙잡았지만 이를 뿌리치며 "내 것이 안 되면 죽어야 해"라고 소리치며 A 씨를 뒤쫓았다.

결국 붙잡힌 A 씨는 김레아가 여러 차레 휘두른 흉기에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됐고 B 씨는 10주간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교제여성에 대한 김레아의 과도한 집착은 과거에도 있었다.

김레아는 수년간 교제했던 여성 C 씨가 클럽에 가고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사실에 화가 나 C 씨를 폭행한 바 있다. 또 잠시 이별 중인 상태에서 C 씨가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이유로 또 한차례 폭행하고 그의 휴대전화를 파손시켰다.

그러자 C 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불법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C 씨를 협박했는데 김레아는 이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다. 협박과 폭행에 대해서는 C 씨와 합의했다는 점에 '공소권 없음'으로,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앞서 선고공판이 이뤄졌던 지난 23일 원심은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레아에게 검찰의 구형량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릇된 집착을 가지고 있던 중 이별통보를 받자 날카로운 흉기로 여러차례 찔러 그 자리에서 여자친구를 숨지게 하고 모친도 미수에 그친 것으로, 범행 수법 및 결과마저 극도로 잔인하고 참혹하다"면서 "사회와 영구히 격리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