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심사 당일 숨진 '군납 비리' 에스코넥 관계자…다른 관계자는 구속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에스코넥 관계자가 구속 심사 당일인 16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법원은 나머지 심사 대상자인 에스코넥 관계자 한 명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다른 한 명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수원지법 송백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에스코넥 관계자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B 씨에 대한 영장은 기각했다. 송 판사는 B 씨에 대해 "피의자가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주요 증거가 수집된 점, 현재 병원에 입원해 휠체어로 거동 중이라 도망할 우려가 적은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애초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에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A 씨와 B 씨 외에도 C 씨까지 모두 3명이었다.

그러나 C 씨는 구속 심사 당일인 이날 오전 11시쯤 경기 화성시 장안면 단독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 씨가 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자 경찰은 소재 확인에 나섰고 끝내 자택에서 숨진 C 씨를 발견했다. C 씨는 A 씨 등과 함께 아리셀과 에스코넥이 국방부의 품질검사를 조작해 불량 배터리를 납품한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결국 법원은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C 씨를 제외한 2명에 대해서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다.

그동안 경찰은 아리셀과 모회사인 에스코넥의 전현직 임직원 24명을 형사 입건해 조사해왔다. 경찰은 이 가운데 혐의가 중한 A 씨 등 3명에 대해 지난 10일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수사 결과 아리셀은 2021년 군납을 시작할 당시부터 품질검사를 조작해 지난 2월까지 총 47억 원 상당을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아리셀의 모회사인 에스코넥 또한 2017년~2018년 국방부에 전지를 납품할 당시 시험데이터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군의 품질검사를 통과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쯤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리튬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미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혐의로, 그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은 업무방해와 업무상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