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 죽자" 홧김에 아파트 도시가스 호스 자른 60대

재판부 "죄책 가볍지 않으나 피해자들 처벌 원하지 않아"

ⓒ News1 DB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가정불화로 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도시가스 호스를 절단해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할 뻔한 6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 오창섭 부장판사는 가스방출·특수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61)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월 22일 오후 7시 15분께 경기 의정부시 한 아파트에서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도시가스 호스를 절단한 뒤 밸브를 약 5분간 열어 가스를 방출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집안에는 전처 B 씨와 아들 C 씨가 있었는데, A 씨는 라이터를 찾으며 "다 같이 죽자"고 이들 모자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가족들과 말다툼하다가 홧김에 범행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자칫 심각한 인적·재산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범행 경위와 위험성을 고려할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른 거주자들에게 인명피해나 물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고인이 벌금형을 초과해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