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유도회 지도자 자격시험 유출 의혹…논란 일자 '전원 합격'

(서울=뉴스1) 최대호 기자 = 체육계가 부정·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유도계에서는 중·고교 선수 지도자 시험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2022년 있었던 지도자 자격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발생하자 대한유도회는 문제 확산을 막기 위해 당시 지도자 응시자 전원을 합격시키는 황당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대한유도회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22년 전북 고창 군립체육관에서 시행된 1급 지도자 시험을 앞두고 시험 문제를 몇몇 응시자들에게 유출했다.

대한유도회 모 분과위원장인 A 씨는 당시 지도사 시험감독관 신분이었음에도 자신과 친분이 있는 몇몇 응시자에게 시험 문제를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졌고 A 씨는 결국 "친분이 있는 응시자들에게 편의를 봐줘야겠다는 안일한 생각에 그랬다"며 대한유도회에 비위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대한유도회 측 대처는 더 황당했다.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기는커녕 오히려 사건을 무마하는 데 집중했다. 시험문제 유출 사안을 감추기 위해 당시 1급 지도자 자격시험 응시자 전원을 합격시키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 것.

이에 따라 A 씨는 아무런 징계조차 받지 않았고, 현재도 분과위원장직을 유지 중이다.

익명의 체육계 한 관계자는 "예의를 배우고 정신을 수련하는 운동이 바로 '유도'인데, 이래서야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겠느냐"며 "축구협회, 배드민턴 협회, 사격연맹 등 체육계 전반에 곪아 터진 문제들을 접할 때마다 체육인으로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탄식했다.

뉴스1은 대한유도회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조용철 회장 및 사무처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