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아파트서 "살려 달라" 외침…경찰, 코드제로 발령 출동했는데

경찰 '코드제로' 발령 출동…뒤늦게 범죄 아닌 해프닝 확인
공황장애 앓고 있는 딸이 부모 갈등에 고통 호소하다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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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뉴스1) 김기현 기자 = 대낮 아파트에서 울음소리와 함께 "도와 달라"는 음성이 담긴 112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이 '코드제로'(code 0)를 발령하고, 긴급출동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코드제로란 △납치 △감금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가 의심될 때 발령하는 경찰업무 매뉴얼로, 위급사항 최고단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뒤늦게 범죄가 아닌,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딸이 부모가 금전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목격해 발생한 상황으로 확인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5일 경기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1시 55분쯤 A 씨(20대·여)가 울먹이며 "도와 달라"는 취지의 112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곧바로 코드제로를 발령한 후 신고위치인 광주시 초월읍 쌍동리 소재 아파트 A 씨 거주 세대로 출동했다. 이어 A 씨와 그 가족을 상대로 전후 상황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범죄와 관련이 있는 신고는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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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말은 이랬다.

A 씨는 최근 해외에서 귀국해 아버지 B 씨(50대)와 어머니 C 씨(50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데 신고 당일 갑작스레 B 씨와 C 씨가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고,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후 A 씨는 울음까지 터뜨리며 "살려 달라"거나 "도와 달라"고 소리쳤으나 B 씨와 C 씨는 말다툼을 이어갔고, 결국 A 씨는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B 씨는 C 씨가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다고 의심해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당하면서 다퉜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B 씨와 C 씨간 폭행 등 범죄 관련성이 전혀 없어 다행"이라며 "A 씨는 이를 보고 놀라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