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여중생에 흉기 휘둘러 중상 입힌 남고생 구속 송치

"짝사랑했는데 만나주지 않아 화 났다" 진술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안산=뉴스1) 김기현 기자 = 등굣길 여중생에게 둔기와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크게 다치게 한 남고생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지난 23일 살인미수 혐의로 A 군을 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 군은 이달 19일 오전 8시 20분쯤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의 한 중학교 인근에서 중학생 B 양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고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A 군은 이 과정에서 B 양을 향해 "네가 죽어야 한다"는 등 고성을 질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A 군은 마침 사건 현장을 지나던 행인에 제압된 데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A 군 가방에선 다른 흉기와 함께 유서가 발견됐다. 해당 유서엔 A 군이 과거 범행을 계획했다가 실패했단 내용 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 군은 B 양이 다니는 중학교 출신으로서 현재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학교 선후배 사이로서 과거부터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군은 올해 2월엔 B 양으로부터 추행당했다고 신고하는가 하면, 3월엔 B 양 가족으로부터 스토킹 신고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군은 또 학교에서 'B 양에게 위해를 가하고 죽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학교 측은 학교전담경찰관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A 군 부모와 협의해 그를 지난달 2일부터 20여 일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A 군이 B 양을 스토킹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B 양을 짝사랑했는데, 만나주지 않아 화가 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B 양은 A 군의 범행으로 다량의 피를 흘리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현재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A 군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해 사건 당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그다음 날인 20일 "도망 우려가 있고, 소년으로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