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시흥 강도살인 피의자 구속송치… 경찰 '계획범죄' 결론

(시흥=뉴스1) 유재규 기자 = 슈퍼마켓 점주를 살해한 뒤 잠적했다가 16년 만에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가 23일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이날 오후 강도살인 혐의로 A 씨(40대)를 구속 송치했다.

A 씨는 지난 2008년 12월 9일 오전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 B 씨(당시 40대)를 흉기로 살해한 뒤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에 대해선 2017년 이후 구성된 시흥서 강력 미제사건 전담팀이 재수사에 나섰으나, 그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상황. 당시 범행 장면이 매장 내 폐쇄회로(CC) 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지만, 용의자 신원 파악 등에 한계가 있어 장기 미제로 남았던 것이다.

그러다 경찰은 지난 2월 이 사건 용의자에 대한 결정적 제보를 받고 이달 14일 A 씨 거주지가 있는 경남 지역 일대에서 그를 검거했다.

평소 낚시를 즐기던 A 씨는 범행 당일 낚시 가방에 흉기를 소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B 씨 점포에 들어섰다.

슈퍼마켓 계산대의 금고를 훔치려 했던 A 씨는 B 씨가 잠에서 깨자 "돈만 가져갈 테니 가만히 있어라"고 협박했다.

그러나 B 씨의 저항에 A 씨는 흉기를 수차례 휘둘렀고, 결국 B 씨를 숨지게 한 뒤 금고 안에 있던 현금 3만~4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A 씨는 3차례 이어진 경찰 조사에 자신의 범행을 부인해 오다 이달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흉기로 찔렀다. 죄송하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A 씨가 인적이 드문 이른 오전 시간에 흉기를 미리 소지한 데다 마스크를 이용해 자기 얼굴을 가린 등의 정황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해 '계획범죄'란 결론을 내렸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17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A 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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