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통제된 지하차도 들어갔던 80대 고립…가까스로 구조

차주 측 "통제구간 시청 공무원 보이지 않아 그대로 진입"

경기남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18일 경기 오산시 갈곶리삼거리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2024.7.18/뉴스1

(오산=뉴스1) 유재규 기자 = 경기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평균 259㎜를 기록한 가운데 교통통제 중인 지하차도에 차를 몰고 들어갔다가 고립됐던 80대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18일 경기 오산시,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께 오산 양산동 양산로 소재 지하차도를 A 씨(80대)가 포르테 차량을 몰고 진입했다.

지하차도 양 구간에 당시 한 쪽은 시청 공무원이, 다른 한 쪽은 경찰이 각각 통제하고 있었는데 시청 공무원이 통제하던 구간에 A 씨가 진입한 것이다.

이른 오전부터 계속되는 비로 지하차도는 오전 6시50분부터 통제된 상태였고 인접한 오산천은 홍수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오산지역 자체 비 피해가 심했다.

하지만 A 씨가 지하차도로 들어서기 직전에 당시 현장에 있던 공무원은 통제지점을 벗어나 인근의 횡단보도 일대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는 것을 제지하기 위해 잠깐 이동한 사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 씨가 교통 통제하는 공무원을 보지 못해 그대로 차를 몰고 들어간 것이라고 A 씨 측은 주장했다.

결국 A 씨의 차량은 물에 빠져 시동이 꺼지고 차문도 열리지 않아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된 상황이 됐다. 이를 알아 챈 경찰과 공무원들이 조금 열려있던 창문 틈으로 손을 넣어 문을 강제로 개방하는 것으로 A 씨를 무사히 구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경광등 등 경찰임을 알리는 표시가 눈에 잘 띄는 반면에 시청 공무원들은 일반인처럼 보여 못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A 씨는 보행자의 제지하기 위해 잠깐 이동한 사이, 요원을 못보고 지하차도로 들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가 나오자마자 '차 어떡하냐'고 하는데 당시 경황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