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인에 흉기 휘둘러 사망케 한 40대 "강도 혐의 부인"

피고인 "피의자 신문조서 인정 못해"…검찰 "피고인 진술 번복"
지난 6월 10일 양주 공장서 40대 여성 살해 후 금전 갈취 혐의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경기 양주시에서 옛 연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강도 혐의를 부인했다.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오창섭)는 18일 오후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4)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갈색 수의를 입고 등장한 A 씨는 이름과 주소 등 인적사항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짧게 답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검은색 비닐봉지에 흉기를 숨긴 뒤 피해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 들어가 살해했다"며 공소사실을 낭독했다.

이어 "범행 과정에서 도주에 필요한 금전 마련을 위해 현금과 카드가 들어있는 피해자 가방을 들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A 씨 측은 살인은 인정하나 재물 취득의 고의가 없었기 때문에 강도살인 혐의는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 내용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A 씨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피의자 신문조서를 진술 탄핵 증거로 제출하기로 했다. 또 재판부에 피고인 신문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8월 27일 오후 2시 30분 다음 기일을 열고 탄핵 증거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A 씨는 지난 6월 10일 오후 5시께 양주시 삼숭동 한 방화문 제조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40대 여성 B 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 끝내 숨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B 씨 가방을 들고 달아났으며, 그 안에 있던 현금 일부를 주유 등을 하는 데 썼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 씨를 추적, 약 21시간 만에 포천시 한 야산에서 그를 검거했다.

A 씨는 B 씨와 과거 직장 동료이자 연인 관계였고, 2년 전 헤어지며 해당 공장에서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톼사 이후 B 씨와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으며,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헤어지는 과정에서 감정이 좋지 않아 범행했다"며 "처음부터 가방을 가져가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당초 A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그가 훔친 현금을 사용한 점을 근거로 죄명을 강도살인 혐의로 바꿔 송치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