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화재' 장례 미절차 22명…'진상규명·보상안' 유가족 요구에 '답보'
유족 측, 진상규명 및 아리셀 측 보상안 협의 미해결 요구
일각서 "행정 절차도 순서가 있는 법…고인 예우도 중요"
- 유재규 기자
(화성=뉴스1) 유재규 기자 =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의 희생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2명의 장례 절차는 아직 답보 상태다.
사고발생 후, 10여일이 지났음에도 고인을 위한 예우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4일 경기 화성시, 아리셀 중대대해 참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화재 사고의 사망자 23명 가운데 장례절차를 밟지 않은 사망자는 22명이다.
유족들은 '사고 후속대책을 분명히 하기 전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의회는 지난달 30일 화성시청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아리셀 대표가 직접 (유족 앞으로) 나와서 진실된 안들을 가지고 논의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 것을 요청한다"며 "그런 부분들이 이뤄지기 전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전했다.
유족들이 장례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고의 진상규명 및 아리셀 측의 보상안 협의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9명이 숨진 '서울시청역 역주행 대형 교통사고' 유족들도 슬퍼하기 마찬가지인데 진상규명부터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화성화재 사건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라며 "발인도 이날 치러졌다. 슬퍼 하더라도 고인을 우선 보내는 것이 맞는 절차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화성시청 주위에서 만나 익명을 요구한 시민 역시 "진상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슬픈 마음은 알겠지만 시청은 원래 시민의 것이다. 유족끼리 협의를 통해 별도의 합동추모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을 시에 요구하는 것이 순서적으로 빠르고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도 "타국에서 국내로 오는 유족들에게 항공료, 국내체류비 등 전부 지원해주는 것으로 안다. 좋은 취지다"라면서도 "시신이 장기간 방치돼 있는데 이러한 비용 부담도 결국 시가 갖게 될 것이다. (화재사고에 따른) 행정처리도 단계별로 있을 텐데 우선 장례부터 치르고 분향소도 다른 곳에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재 시신 22구는 화성지역 소재 5곳의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향후 장례 절차가 본격 이뤄지면 안치부터 장례까지 비용을 시가 전부 부담한다. 시는 향후 해당 비용을 아리셀 측에 구상권 청구로 받아낸다는 계획인데 구상권 청구비용도 일정기준이 있어 이를 넘어가게 되면 시의 자체 비용으로 해결하게 돼 재정적 부담은 더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유족의 뜻을 우선적으로 따라서 유족이 원하는대로 장례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유족들의 슬픈 마음이 한시라도 덜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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