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폭발 후 37초간 필사적 소화기 진화 시도…42초만에 CCTV 암흑

[화재 당시 현장 영상 분석] 공장 1200㎡ 소실·8억여원 재산피해

22명의 사망자를 내고 아직 1명의 행방을 확인하지 못한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의 첫 발화 당시 모습을 중앙긴급구조통제단에서 25일 공개했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제공)2024.6.25/뉴스1

(화성=뉴스1) 최대호 기자 = 군납용 리튬 배터리 한 개에서 하얗게 피어오른 연기는 공장 전체를 집어삼켰고, 결국 23명의 목숨을 앗았다.

눈앞에서 연기를 발견한 직원들은 소화기로 진화 시도를 했지만, 폭발을 동반한 불꽃은 불과 40여초 만에 공장 내부를 암흑으로 만들었다.

24일 발생한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단 내 아리셀 공장 화재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담긴 모습이다.

당일 오전 10시 30분 3초 이 공장 2층 배터리 패킹 작업대 옆에 쌓여있던 배터리 1개가 흰 연기와 함께 폭발했다.

연기가 나자 현장에 있던 작업자들은 불이 옮겨붙을 것을 우려해 주변 물건을 치웠다. 하지만 25초 뒤 또 다른 배터리가 폭발했다. 3초 간격으로 또 다른 배터리도 폭발했다.

작업자들은 첫 번째 배터리 폭발 29초 만인 오전 10시 30분 32초에 분말소화기를 가져와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쌓여있던 배터리들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며 불꽃은 더욱 커졌다.

불길이 확산할수록 배터리 폭발 규모도 커졌다. 결국 최초 배터리 폭발 42초 만인 오전 10시 30분 45초 CCTV는 시커먼 연기로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됐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영상을 본 소방당국도 화재 당시 상황을 유사하게 분석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전날 현장 브리핑에서 "발화 원인은 영상을 통해 봤더니 처음 배터리 부분에서 작은 흰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 흰 연기 급격히 발화해 작업실을 뒤덮는데 15초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업자들은 처음에 당황했다가 소화기를 가져와 끄는 작업까지 했는데 리튬이다 보니까 소화능력이 떨어졌다. 그 와중에 연기가 많이 나서 대피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2층 출입구 앞에서 처음 발화했는데 대피를 건물 바깥으로 했어야 했다. 하지만 안쪽으로 했고 결국 사상자가 많아졌다"며 "인명피해가 많았던 이유는 외국인노동자 21명이 정규직이 아니고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돼서 쓰는 일용직 대부분이어서 공장 내부 구조에 익숙지 않아 인명피해가 늘어난 걸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화재는 24일 오전 10시31분께 발생해 22시간여가 지난 이날 오전 8시48분께 완진됐다.

이 불로 2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 경상이 6명으로 파악됐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17명, 한국인 5명 라오스인 1명으로 각각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25일 수습된 1명은 아직 국적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공장 1200㎡가 소실됐고, 소방서 추산 8억 16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