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성범죄자가 내 이웃?"…박병화 등장에 주민 '극도 불안'

계약 기간 남은 오피스텔 입주자들 '막막'…이사 고민까지
수원시·경찰 '시민안전센터' 설치…20일부터 24시간 운영

과거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여성 10명을 연쇄 성폭행한 일명 '수원 발발이' 박병화가 출소 후 2년여간 화성시에 머물다 수원시로 되돌아온 가운데 16일 오후 박병화의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오피스텔 주변에 경찰 병력이 순찰을 돌고 있다. 2024.5.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하루아침에 '연쇄 성폭행범'을 이웃으로 삼게 됐습니다. 이제 불안해서 어떻게 삽니까?"

17일 오후 6시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20층짜리 오피스텔 앞에는 순찰차와 형사기동대 차량 4대가 경광등을 켜고 대기 중이었다.

주변으로는 경기남부경찰청 기동순찰대와 수원남부경찰서 인계지구대 소속 경찰관 12명이 배치돼 있었다.

이들은 도보로 인근 골목과 건물 내부 등 곳곳을 누비며 매서운 눈빛으로 꼼꼼히 순찰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다소 부산스러운 상황이 이어지자 한 시민은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한 경찰관에게 "무슨 사고라도 났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경찰관은 "'박병화'가 최근 이곳으로 이사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시민은 화들짝 놀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17일 오후 6시쯤 '수원 발발이' 박병화가 거주 중인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오피스텔 로비 모습. 2024.5.17/뉴스1

'수원 발발이' 박병화는 2002~2007년 수원 권선·영통구 일대 주거지에 침입해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2022년 10월 31일 출소했다.

이후 화성시 봉담읍 수기리의 한 원룸에 거주해 오다 사흘 전인 이달 14일 이곳으로 이사했다. 이곳은 20층 규모 주상복합 오피스텔로, 총 251세대가 거주 중이다.

이런 영향 탓인지 해당 오피스텔 내부에선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산하다 못해 공포감이 몰려올 정도였다.

이곳 입주자 김모 씨(28·여)는 "(박병화) 이사 소식을 들은 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집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았는데, 이사갈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오피스텔 주변에 사는 이들도 불안하긴 매한가지였다. 아직 폐쇄회로(CC)TV와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양모 씨(29·여)는 "연쇄 성폭행범이 활개 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안 그러면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17일 오후 6시쯤 '수원 발발이' 박병화가 거주 중인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오피스텔 앞에 설치된 시민안전센터. 2024.5.17/뉴스1

이에 시는 이날 오후 박병화 거주 오피스텔 입구 앞 인도에 방범 초소인 '시민안전센터'를 설치했다.

시민안전센터는 오는 20일부터 24시간 운영될 예정이다. 이곳에선 시 청원경찰 2명과 경찰관 2명이 상주하며 박병화의 동태를 감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해 시는 청원경찰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또 박병화 거주 오피스텔과 그 주변에 CCTV는 물론, 비상벨·LED 조명·반사경 등을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뿐만 아니라 경찰은 박병화 거주 지역을 '특별방범구역'으로 지정하고, 전담 수사대응팀을 운영하며 수시로 순찰을 벌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경찰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대책을 공유하고,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시민께서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