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고 강민규 교감 ‘세월호참사 희생자’ 포함 추진

이호동 경기도의원, 조례개정 나서…‘위험직무 순직’은 과제

경기도의회가 세월호참사 당시 현장에서 학생들을 구조한 뒤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선택을 한 고(故) 강민규 전 단원고 교감을 희생자에 추가하는 관련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사진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지난 4월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모습. (공동취재) 2024.4.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경기도의회가 세월호참사 당시 현장에서 학생들을 구조한 뒤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선택을 한 고(故) 강민규 전 단원고 교감을 희생자로 추가하는 관련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17일 도의회에 따르면 이호동 의원(국민의힘·수원8)은 이 같은 내용의 ‘기도교육청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추모의 날 지정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 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제2조2항 ‘희생자’에 대한 정의를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희생자’는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제2호에 따른 사람을 말한다’로 규정돼 있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기존 조례 규정에 ‘4·16세월호참사 당시 세월호에 승선하였다 4·16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을 포함시키면서 강 전 교감이 희생자로 추가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은 입법예고(5월 17일~23일)를 거쳐 제375회 도의회 정례회(6월 11~27일)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개정안이 도의회를 통과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다. 과거 대법원이 강 전 교감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강 전 교감의 아내 이모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보상금 등 지급신청 기각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강 전 교감의 사망이 ‘생존자 죄책감’으로 인한 것이라며 유족급여 지급대상인 ‘공무상 재해’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순직의 경우는 △생명·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위해를 입고 △이런 위해가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해야 한다는 요건이 더 필요한데 강 전 교감의 경우 순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대법원 결정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이 의원은 강 전 교감의 위험직무 순직 촉구를 위한 결의안도 향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평소 남다른 책임감 있는 교육자였고, 세월호 사고 당시 헌신했음에도 당시 우리 사회는 고인의 죽음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강 전 교감을 희생자에 포함시키는 근거를 마련해 생전에 교육자로서의 고인의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례 개정에 나섰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단원고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인솔한 강 전 교감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됐다. 하지만 사고수습이 한창이던 같은 달 18일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 뒤편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강 전 교감 옆에 놓인 유서에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등 세월호 참사를 자책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