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누도 반대' 청원 나흘 만에 4만 돌파… "北 관련" "종교 연상" 지적
'91세' 대상 수상 배경 등 놓고도 '갑론을박' 계속
道 "최종 명칭 아냐"에 일부 도민 "상금은 왜 줬나"
- 이상휼 기자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명칭 공모전 대상으로 선정한 '평화누리특별자치도'반대한다는 도민 청원이 개시 나흘 만에 추천인 4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4일 기준 경기도민 청원 게시판 내 최다 추천 청원은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합니다'는 게시물로서 추천인 4만 1000명을 넘겼다. 5일엔 5만명에 다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도 도민 청원 게시판엔 같은 취지의 청원이 여러 건 생성돼 있는 상태다.
도민들에 따르면 속칭 '평누도'라고도 불리고 있는 '평화누리특별자치도' 명칭에 대한 도민들의 거부감은 구태여 '평화'를 언급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행복'이란 단어를 주택 앞에 붙인다고 해서 다른 주택보다 행복한 주택이 되지 않는 것처럼 지명에 평화를 붙인다고 해서 평화로워질 것 같진 않다"는 것이다.
특히 '평화'란 표현 자체가 대북 관련 사업이나 종교집단 명칭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견해도 있다. 민선 7기 경기도정에서 '평화부지사' 직책을 맡았던 이화영 전 부지사의 경우 북한 관련 업무를 하다 검찰의 수사 끝에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도는 올 초부터 경기도 분도에 대한 '공론화' 작업을 하겠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명칭에 대한 공모전을 벌였다. 그러나 경기 남부는 그대로 뒀다.
이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평화누리특별자치도'는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대상 수상자는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을 보내 상금을 타 갔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앞서 1일 보고회에서 이 공모전 수상자 신모 씨가 '대구 거주 91세 할머니'라고 밝혔다. 그러자 경기 북부 주민들 사이에선 다른 지역 주민이 수상자로 선정된 데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도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 대상 수상자가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응모한 88명 가운데 가장 먼저 응모했다고 한다. 그러나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번 공모전 대상 수상자가 그간 온갖 공모전에 헌터 수준으로 참여해 온 인물'이란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91세 할머니의 실력이라곤 믿기 어렵다'는 등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평화누리특별자치도' 명칭에 대한 반감 때문에 분도 논의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경기 북부 지역의 일부 주민들로부턴 "경기 북부를 '평화누리 북부도', 경기 남부는 '평화누리 남부도'로 한다면 경기 이남의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관련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는 "평화누리특별자치도는 확정된 새 이름이 아니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새 이름 공모는 대국민 관심 확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서 최종 명칭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도민들은 이번 공모전의 대상·우수상·장려상 등 총 10개 입상작에 시 예산으로 상금을 수여했단 점에서 "새 이름 공모전을 벌이고도 그 이름을 쓰지 않을 거라면 도지사 등등이 참여하는 행사를 성대히 열고 거액의 상금을 줄 필요도 없었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새 이름 공모 과정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했다"며 "그와 관련해선 어떤 억측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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