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되고 싶다'던 지적장애인…꿈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지적장애인 양기열 씨(36·사진 오른쪽)가 지난 29일 경기 의왕시 고천동 희망나래장애인복지관에서 '도 명예소방대원 위촉행사'를 진행한 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적장애인 양기열 씨(36·사진 오른쪽)가 지난 29일 경기 의왕시 고천동 희망나래장애인복지관에서 '도 명예소방대원 위촉행사'를 진행한 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지적장애인 양기열 씨(36)가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꿈을 마침내 이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의왕시 고천동 희망나래장애인복지관에선 '도 명예소방대원 위촉행사'가 열렸다.

희망나래장애인복지관 직업적응훈련반 훈련생이자 시 장애인합창단 단원으로 활동 중인 양 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경기소방이 마련한 자리였다.

그의 꿈은 지난달 열린 '도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에서 공개적으로 드러난 바 있다. 양 씨가 장애인 부문에서 소방서장상(심쿵상)을 수상하면서다.

당시 그는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의 팔을 붙잡은 채 환한 미소를 내보이며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으니 면접을 보게 해 달라"고 거듭 호소했었다.

결국 소방관이라는 꿈을 이루고 싶다는 양 씨의 간절함이 조 본부장의 마음을 움직여 명예소방대원 위촉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양 씨는 이날 오른쪽 가슴에 '명예소방대원 양기열'이라고 새겨진 소방공무원 제복과 모자를 착용한 상태로 모습을 드러내 참석자들로부터 환대를 받았다.

조 본부장은 "그동안 장애인을 수동적 보호대상으로만 생각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제는 여러 가지 안전 교육과 훈련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장애인 안전 강화를 위해 지속적이고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소방은 장애인 안전 대책을 개발해 추진 중이다. 도내 17곳의 체험관에서 매월 장애인 안전 체험의 날을 운영하고, 장애인 교육 전문소방안전강사를 양성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장애 유형별 안전 행동요령 매뉴얼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제1회 발달장애인 소방안전 퀴즈대회인 '함께해요! 안전 소방벨'도 개최할 예정이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