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본 번식장 중 최악"…안구 터진 고양이 '끔찍'[가족의 발견(犬)]
불법 번식업자로부터 28마리 구조
나비야사랑해가 보호 중인 고양이들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이제까지 본 번식장 중에 최악입니다. 이런 곳에서 10년 가까이 고양이들이 강제 번식을 당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는 최근 한 번식장에서 구조한 28마리 고양이들을 책임지기로 했다. 많은 불법 번식장을 봐왔다는 유 대표는 "이번이 최악의 상태"라며 분노했다.
13일 나비야사랑해에 따르면 고양이탐정인 옥탐정과 애니멀 디펜더 등은 지난 11일 남양주 모처에서 먼치킨, 노르웨이숲 등 품종묘들을 사육하던 불법 번식업자 A씨를 찾아갔다.
옥탐정 일행이 찾아간 번식장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언제 청소를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먼지가 쌓여 있고 거미줄이 가득했다. 고양이들의 분변은 묘사 뿐 아니라 털 사이에 붙어 악취가 났다. 자가치료가 의심되는 의료기기와 약통도 널브러져 있었다.
A씨는 10여년을 같은 자리에서 불법으로 고양이를 번식하고 판매했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건강이 안 좋아지자 일부 고양이들을 포기하기로 했다. 옥탐정과 일행은 A씨를 찾아가 그곳에 있는 모든 고양이들을 포기해달라고 설득 후 각서를 받아냈다.
그렇게 구조된 고양이들은 총 28마리. 성묘 23마리와 생후 1개월령으로 추정되는 새끼 고양이, 태어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새끼 고양이 4마리다.
고양이들은 △고양이병원 소설 △조이고양이병원 △SKY동물메디컬센터 계양점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수원점 4군데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진료 결과 고양이들의 건강 상태는 심각했다. 긴 털 사이로 만져지는 고양이들의 몸은 심하게 말라있었다. 계속된 설사로 인해 털은 분변으로 뒤덮여있었다.
고양이들은 피부병, 영양실조, 호흡기와 소화기 증상을 모두 갖고 있었다. 인위적으로 교배시킨 품종묘들이 갖는 유전질환도 의심됐다. 현재 질환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구조된 고양이들 중 한 마리는 한쪽 안구가 터져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이 고양이는 아픈 몸을 일으켜 새끼 고양이를 보살피는 모성애를 보였다.
일부 고양이들은 그동안 빛도 보지 못했는지 구석으로 자꾸 숨으려 했다. 입원장 안에 포근한 담요가 있었지만 화장실 안에서 잔뜩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들도 있었다.
나비야 사랑해는 "고양이들은 판매용 상품이었을 뿐 만들어 파는 사람에게도, 경매장에서 값을 매겨 사가던 사람에게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와 책임은 없었다"며 "그동안 고양이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들을 구조하는데 힘써준 봉사자 분들과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흔쾌히 고양이들을 받아준 동물병원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고양이들이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오롯이 사랑받을 수 있는 가족을 찾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이 코너는 글로벌 펫푸드기업이자 전북 김제공장에서 사료를 생산·수출하는 로얄캐닌(ROYAL CANIN)이 응원합니다. 로얄캐닌은 가족을 만난 강아지, 고양이들의 행복한 새 출발을 위해 사료와 간식을 선물합니다.[해피펫]
news1-10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