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1호사고'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첫 정식재판에서 "안전 경영책임자가 아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판사 정서현)은 9일 오전 10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회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직원 6명도 함께 출석했다.

재판부는 당초 2월로 예정했던 공판이 이날로 미뤄진 데 대해 "방대한 증거를 검토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지난 2022년 1월 삼표산업이 운영하는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골재 채취장에선 석재 발파를 위해 구멍을 뚫던 중 토사가 붕괴해 작업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정 회장 등은 이 사고와 관련해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측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정 회장이 삼표산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는 실질적 경영자"라며 △삼표산업 전반에 걸쳐 경영권을 행사한 점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도 안전사고 관련 보고를 받은 점 △사고 현장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식한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검찰은 또 붕괴 사고 직전 촬영한 현장사진과 외부 업체 직원들 진술, 임직원 간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사고 전부터 채석장 기울기가 매우 가파르고 상부에 크고 작은 크랙이 발생하는 등 붕괴 전조증상이 있었지만, 어떤 안전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들을 압박했다. 검찰이

검찰에 따르면 외부 업체 소속 덤프트럭 기사들은 "채석장 상부 곳곳이 갈라졌다. 그럼에도 발파 작업은 계속됐고, 안전설비도 부재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 회장 측은 이날 오전 재판에서 "법에서 언급한 '안전 경영책임자'가 아니다" "법에서 요구하는 '안전보건 체계 의무'를 다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점심식사를 위해 이날 오전 공판을 멈추고, 오후 1시 40분부터 공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