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빠져 분신한 주유소 직원…"고급 담배야" 지인이 마약 속였다
대마 흡입 후 환각 증상에 몸에 불 질러
마약 건넨 지인에게선 필로폰 등 검출
- 양희문 기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주유소에서 지인이 건넨 마약을 복용한 뒤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지른 30대 남성이 '고급 액상 전자담배'라는 말에 속아 대마를 피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2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0시 35분께 의정부시 장암동 한 주유소에서 일하던 A 씨(32)에게 30대 B 씨가 찾아왔다. B 씨는 과거 이 주유소에서 일하던 직원으로서 가끔 들러 A 씨와 함께 담배를 피웠다고 한다.
당시에도 B 씨는 차 안에서 A 씨와 얘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액상 전자담배를 꺼내 "최근에 나온 고급 담배인데 정말 좋다"며 권했다. 이에 A 씨는 별 의심 없이 건네받은 담배를 흡입했다.
그러나 A 씨가 피운 건 평범한 담배가 아니라 액상 대마였다. 대마를 흡입한 A 씨는 환각 증상에 빠져 이성을 잃고 몸에 불을 질렀다. 동시에 "대마를 피운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다행히 A 씨 몸에 불이 붙은 걸 목격한 시민 2명이 근처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은 A 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고, 다행히 A 씨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차를 타고 도주했다가 서울 도봉구에서 검거됐다. B 씨에 대한 간이시약 검사 결과에선 필로폰, 대마, 엑스터시 등 3종류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 또 동종전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종합했을 때 A 씨가 B 씨에게 속아 대마를 흡입한 것으로 보고 B 씨를 구속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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