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받은 '경기도 똑버스', 친환경 점수는 '낙제'

경기도 똑버스 141대 중 친환경버스 4대 불과 '3% 수준'
운행여건 상 13인승급 차량 적합…마땅한 대체 차종 없어

신개념 교통수단 똑버스.(경기도 제공)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탑승해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신개념 교통수단 '똑버스'. 경기도형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Demand Responsive Transit)의 고유 브랜드로 '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라는 의미에서 명명됐다.

이용자들의 호평이 쏟아지며 지난해 11월에는 적극행정 우수사례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똑버스는 모두 141대다. 현재 11개 시군 20개 지역을 누비며, 이용객들의 이동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똑버스 대부분이 경유 차라는 점이다. 도내 운영 141대 중 친환경 버스는 4대(고양시)에 불과하다. 나머지 137대는 모두 경유 차량이다.

친환경자동차법에는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은 업무용 차량을 구매하거나 임차할 경우 대통령령에 따라 친환경 자동차를 선택해야 한다.

똑버스는 경기교통공사와 버스 업체 간 구성한 컨소시엄이 운영을 맡아, 해당 대통령령에 대한 의무는 없다. 하지만 경기도와 시군이 차량 구입비부터 기사 운영비, 유류비를 지원하는 등 공적 운송사업인 점에서 자유롭다고도 할 수 없다.

차량 선택 권한은 일선 시군이 가지고 있다. 도내 11개 시군의 똑버스 세부 차종을 보면 전체 141대 중 126대가 현대 솔라티(11~13인승, 경유)다.

이어 MAN 라이온스시티(32인승·입석 시 최대 62명, 경유) 6대, 현대 스타리아(7인승, 경유) 5대, 현대 일렉시티타운(19인승·입석 시 최대 41명, 전기형저상버스) 4대다.

친환경자동차 구매 비율은 2.8%에 불과한 셈이다. 게다가 똑버스의 경우 수요응답형인 점에서 주행 중간 대기 시간으로 공회전이 빈번하다. 기후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경기도의 정책 방향과 동떨어진 모습이다.

경기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축을 목표로 39억 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기후 위기 대응에 마음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경기 RE100' 정책분야에도 집중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 RE100'은 공공·기업·산업·도민 4가지 분야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실현하겠다는 경기도의 비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똑버스는 이용자 대기 상황이 잦은 이유에서 공회전 시간도 길다"며 "주행 및 공회전으로 인해 똑버스 1대당 월 200만 원 안팎 유류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안다. 전기차의 경우 월 30만원이면 되는데 지원금도 나온다. 환경보호는 물론 운영비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농촌지역 등 교통취약지역을 주로 운행하는 똑버스 여건상 13인승급 차량이 적합한데, 국내 기업에서는 비슷한 급의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며 "해외 수입 등 경유 차를 대체할 만한 친환경 차가 있는지 여러 가지 방안을 찾고 있다. (똑버스도)친환경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