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동생 쇠사슬 묶고 때린 친형…법원 형사처벌 면해줬다
“치매 노모와 동생을 부양하며 고된 삶 이어와” 가정법원 송치
- 박대준 기자
(의정부=뉴스1) 박대준 기자 = 알코올 중독에 빠진 50대 친동생의 목에 쇠사슬을 채우고 때린 형이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으로 송치됐다.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정서현 판사)은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 씨에게 판결 선고 대신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가정보호사건 송치는 가정 내에서 벌어진 사건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형사처벌 대신 교화를 위한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는 가정법원으로 사건을 넘기는 것을 말한다.
A 씨는 지난해 5월 경기 의정부시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던 50대 동생 B 씨를 쇠사슬로 묶고 빗자루로 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알코올 중독인 동생이 애써 모아둔 폐지를 팔아 술을 마셔서 화가 나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두 형제는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모를 모시고 살며, A 씨는 알코올 중독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동생 대신 폐지를 주워 어렵게 생계를 꾸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에서 A 씨의 국선변호사는 “피고인은 치매 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하며 매일 잠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왔다”며 “모든 혐의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월 20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앞으로 동생과 계속 살아야 하기 때문에 형사사건으로 진행하기보다 가정보호 재판부에서 상담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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