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서 국제교류 강화한 김동연 “대한민국 정주행 토대 만들겠다”

IMF총재 등 지도자·기업인 만나 세계경제·기후위기 논의
세계경제포럼과 경기도에 4차산업혁명센터 설립 합의 성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지시각 17일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 센터(Davos Congress Center)에서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만나 “국제에너지기구와 경기도의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경기도 제공)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2024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포럼) 참석을 위해 지난 13일 해외 방문길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7박 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1일 귀국했다.

김 지사는 스위스 다보스와 프랑스에서 투자유치·국제교류 강화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타트업 천국을 만들겠다(2026년까지 스타트업 2000개 조성)는 공약을 내건 김 지사는 방문 기간 중 세계경제포럼과 '4차산업혁명센터'를 경기도에 설치키로 합의했고, 세계 유수 유니콘기업과의 '경기도 세션'을 통해 다수기업으로부터 한국방문 의향 성과를 이끌어냈으며, 세계적 과학기술기업인 독일 머크사에 추가 투자를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또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크리스탈 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요하임 나겔 독일연방은행 총재,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 등 세계 저명 기업인·경제학자·정치인과 기후위기, 세계경제를 주제로 토론·대화하면서 국제교류의 지평을 크게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민선8기 시즌 2를 어떻게 펼쳐나갈지 주목된다.

◇다보스 세계 리더들과 기후위기·세계경제 등 현안 논의

세계경제포럼 참가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세계경제지도자들과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를 펼치며 교류하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다보스 포럼'으로 더 잘 알려진 세계경제포럼은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경제학자·정치인들이 모여 경제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국제적 실천 과제를 모색하는 최대의 브레인스토밍 회의다.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권위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초청된 인사들만 참석할 수 있다. 올해 포럼에는 국가원수급 60명, 장관급 37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3000명 이상의 세계적 인사가 참석했다.

실제로 김동연 지사가 세계 지자체장 중 유일하게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초청받아 세계 리더들과 기후위기·세계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를 펼치면서 경기도의 국제교류역량이 한단계 높아졌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다보스포럼 마지막 날은 전 세계의 경제지도자, 유니콘 기업들과 함께 했다. 경기도로 오면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김동연 지사 인스타그램 캡처)

김동연 지사는 스위스 현지시각 18일 오전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경제적 분열 예방(Preventing Economic Fracture)을 주제로 열린 세계경제지도자모임(IGWEL)에 참석했다. 세계경제지도자모임은 IMF 총재를 비롯해 주요국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국제기구 대표 등 초청된 정상급 인사만 참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세계경제포럼에 초청된 한국 인사 가운데 세계경제지도자모임(IGWEL)에 참석한 사람은 김 지사가 유일하다.

김동연 지사는 회의 참가 직후 "최고 지도자들이 모여서 세계 경제를 논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고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현재 한국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에 너무 동떨어지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주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부분을 정주행으로 바꾸면서 속도를 내고 누구보다도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토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현지시각 17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행사장 가운데 하나인 묀취 커크파크빌리지에서 열린 '넷제로의 가속화 : 제조업 혁신 전략'을 주제로 한 세션에도 참여해 기후변화시대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재생에너지의 공평한 활용과 피해를 보는 사람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을 배려하면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션이 끝난 뒤 김동연 지사는 다보스 콩그레스 센터(Davos Congress Center)에서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만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역할인 큰 만큼 국제에너지기구의 지방정부 회의 개최를 제안한다며 "아울러 오는 4월 사무총장의 방한 때 경기도도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기후정상회의에 대한 김 지사의 좋은 제안에 감사한다. 적극 검토할 것이며, 4월 방한 때 경기도를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김동연 지사는 다보스 포럼 기간 중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주요국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국제기구 대표와 싱가포로 대통령과 장관, 중국 랴오닝성 성장,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총리 등 아시아 지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대표자들을 만나 국제교류 강화를 추진했다.

이어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현지시각 19일 오전 프랑스 일드프랑스 주청사에서 발레리 페크레스 주지사를 만나 조찬을 함께하며 스타트업, 기후변화, 첨단산업, 청년교류 등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교류 확대를 위한 국장급 실무그룹을 구성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에는 프랑스 상원의원 청사에서 크리스티앙 캉봉(Christian CAMBON) 일드프랑스 상원의원을 만나 양 지역과 국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지시각 19일 오전 프랑스 일드프랑스 주청사에서 발레리 페크레스 주지사를 만나 조찬을 함께하며 스타트업, 기후변화, 첨단산업, 청년교류 등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경기도 제공)

◇세계 유니콘기업 경기도 방문·투자 발판 마련

김동연 지사가 이번 다보스포럼을 통해 세계 유니콘기업의 경기도 투자유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지사는 15일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보르게 브렌데(Børge Brende) 세계경제포럼 이사장과 4차산업혁명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가 설립하려는 4차산업혁명센터는 '인간과 지구를 위한 한국혁신센터'로 명칭을 잠정 결정한 상황이다.

김동연 지사는 "센터 명칭은 기술 발전에 있어 인간 중심적 측면과 기후위기 등 생태적 과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센터는 기후변화, 스마트 제조업, 스타트업 등 3개 분야에 집중하게 되는데 특히 스타트업은 다른 18개 센터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는 분야로 경기도를 스타트업의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보스포럼이 특별세션으로 마련한 '경기도와 혁신가들(Gyeonggi and the Innovator) 세션에서는 참석 스타트업 기업들이 경기도 방문 및 투자 의향을 밝혔다. 이는 김 지사의 "스타트업 천국, 2026년까지 3000개를 만들겠다"는 공약에 대해 세계 유니콘기업이 화답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동연 지사는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20개 이상 지역거점에 66만㎡(20만 평)의 창업 공간을 조성하는 '판교+20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경기도는 현재 산학연네트워킹 프로그램인 가이아(GAIA)를 운영 중으로 스타트업 간 다양한 교류와 협력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 하반기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국내외 3000개 이상 스타트업과 투자자 1000명 이상을 초청하는 대규모 국제 투자유치 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세계화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현지시각 16일 오전 다보스 콩그레스 센터(Davos Congress Center)에서 세계적 과학기술기업 독일 머크그룹의 카이 베크만(Kai Beckmann) 일렉트로닉스 회장(CEO)을 만나 전자재료부문의 경기도 투자를 요청하며 투자세일즈에 나섰다.

이에 카이 베크만 회장은 "경기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추가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를 유럽 본사에 초청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머크는 독일에 본사를 둔 356년 역사의 최장수 과학기술 기업으로 지난 2002년 평택 포승국가산업단지에 연구소와 공장을 준공한 이후 평택, 안산에 OLED 소재 연구소와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시설을 증설해 왔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머크의 도내 투자는 2700억원, 고용은 1700명에 이른다.

jhk1020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