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반갑다…전국서 새해맞이 소망 빌며 "힘찬 출발"(종합2보)
푸른 용의 해…서울 남산·해운대 수만명 등 일출명소 인파
구름 뒤 붉은 기운 해돋이 못 봐 아쉽지만 '만사형통' 기원
- 최대호 기자, 김기태 기자, 김지혜 기자, 송원섭 기자, 윤왕근 기자, 윤원진 기자, 이성덕 기자, 조아서 기자, 서상혁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김기태 김지혜 송원섭 윤왕근 윤원진 이성덕 조아서 서상혁 기자 =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첫 날이 밝았다. 전국 각지 해돋이 명소에는 1일 이른 새벽부터 올해 첫 일출을 맞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취업·사랑·건강 등 저마다의 소망을 기원하며, 올해 힘찬 출발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안개와 구름 등 궂은 일기로 인해 붉게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없었던 시민들도 한마음으로 만사형통을 기원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정상에는 오전 4시부터 일출을 보기 위한 인파들로 행렬을 이뤘다. 성산일출봉 정상 등반의 행운을 놓친 이들은 인근 광치기해변에서 일출을 기다렸다. 비록 낮게 깔린 구름 탓에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저마다 새해 소망을 빌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 백록담에는 일출을 보려는 구름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관음사 코스(500명), 성판악 코스(1000명)를 통해 오른 1500명이 새해 첫 일출을 맞았다. 이들은 구름 위로 새해 첫 해가 떠오르자 환호성을 터트리며 새해 소망을 빌고 서로 덕담을 나눴다.
한라산 백록담과 성산일출봉 이외에도 제주시 도두봉·함덕 서우봉·신흥해변.용두암, 서귀포시 군산·고근산·표선 해안도로 등 시내와 가까운 오름과 해안도로에도 일출을 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주시 조천읍 신흥해변에서 만난 박모씨(제주시 노형동)는 "올해 둘째 딸이 고3이 된다"며 "그동안 노력한 만큼 푸른 용의 기운을 받아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일출을 기다리며 소원을 빌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3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가족, 연인 등 해맞이객들은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깔거나 해변 가까이 삼각대를 설치하는 등 조금이라도 더 멋진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해운대해수욕장 모래사장 중간에 설치된 청룡 캐릭터(복받으라곤)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길게 줄이 늘어섰다.
오전 7시50분께 구름 위로 금빛 띠가 차오르면서 붉은 태양이 빼꼼 고개를 들자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3분만에 붉은 해가 구름 사이를 비집고 동그란 자태를 모두 드러내자 시민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으로 일출을 담았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새해 소원을 빌거나 가족, 친구들과 서로 덕담을 주고 받았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얼굴 가득 미소를 띠었다.
모녀 3대(代)가 함께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전마리벨 씨(33·사상구)와 딸 전지현 양(13)은 "올해 중학교 입학하는데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며 "올해도 지난해만큼 할머니 딸 셋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놀러다니고 싶다"고 바랐다.
동해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 간절곶에는 '푸른 용의 해'의 소망을 빌기 위한 시민 15만명이 모였다. 쌀쌀한 새벽 공기에 대비해 시민들은 털모자, 롱패딩, 목도리 등 방한 용품으로 무장한 채로 해돋이를 보기 위한 발길을 서둘렀다. 추운 날씨에 담요로 꽁꽁 두른 시민들도 보였다.
오전 7시30분께 일출이 예상된 시각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름 뒤에 가린 해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곳을 찾은 김모씨 가족은 "새해 첫해는 구름 뒤에 가려서 우리 눈에 현재 보이지는 않지만, 구름 뒤에 분명히 있지 않냐"며 "아쉽긴 하지만 두 손 모아 올해도 우리가족이 평안하기를 기도했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안은 해수면에 짙은 구름대가 끼면서 떠오르는 해를 맞을 수 없었다. 수평선 사이로 붉은 기운만 내비칠 뿐, 새해는 끝내 먹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해맞이객들은 아쉬워하면서도 거친 파도가 장관인 아침의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새해를 기념했다. 새해 첫 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올 한 해 인생의 항해를 잘 하리라 다짐했다.
경포해변 외에도 강릉지역 대표 해맞이 명소인 정동진, 주문진, 영진해변 등에서도 해맞이객이 몰려 소원을 빌었다. 속초해변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소망을 빌었고, '동해안 최북단' 고성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다만 올해 강릉을 찾은 해맞이 객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강릉시가 집계한 전날부터 이날까지 해맞이 행사 방문객은 총 22만4790명이다. 경포해변에 10만1156명이 찾아 가장 많았고, 정동진 8만9916명, 커피거리가 위치한 안목해변에 1만7983명, 나머지 소규모 해변에 1만5735명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객 수인 31만200명보다 8만5400여명(약 28%) 적은 수치다. 강릉지역 해맞이객이 줄어든 것은 기상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흐린 날씨와 구름대로 인해 일출명소인 동해안과 제주도 등에서는 해돋이를 감상하기 어려울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서울 남산의 일출시각은 오전 7시42분이었지만 팔각정에는 오전 7시가 되기 전부터 수만 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해가 잘 보이는 명당을 두고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팔각정까지 가지 않고 남산 중턱에 자리잡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남산에서의 첫 해는 예정보다 7분 늦은 7시49분 볼 수 있었다. 짙은 안개에 가려 희미하기는 했지만 해가 떠오르자 전망대의 시민들이 일제히 "해 올라온다"는 탄성을 내질렀다.
내륙으로 둘러싸인 충북에서는 교회나 사찰 등 종교시설이나 국립공원 탐방로 등에서 해맞이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속리산 법주사는 4500여 명이, 월악산 탐방로는 1000여 명이 방문했다. 대한민국 온천도시로 지정된 충주 수안보온천에는 이번 양력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8000여 명이 방문해 온천욕을 즐겼다.
대전에서는 맨몸으로 새해를 맞는 이색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선양 맨몸러닝페스타'로 전국에서 6000여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맥키스컴퍼니가 주관하는 공식 행사 참가자들은 대전 갑천변 7km를 맨몸으로 달리며 갑진년 새해를 더욱 특별하게 맞이했다.
충남 계룡시는 시청 앞 새터산 공원에서 해맞이 행사를 개최했다.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시민들은 ‘뜻깊은 순간들로 가득한 새해, 푸른 용처럼 높은 비상을 위해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는 2024년!’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포토존과 대형 소망 트리에 희망의 메시지와 새해 첫날의 추억을 남겼다.
대구 수성구 천을산에서 열린 해맞이 행사에 참여한 2500여명의 인파는 새해 첫 출발을 알리는 징소리와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소원을 빌었다. 수성구 시지동에서 온 김승수씨(50대)는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고물가, 고금리 등 경기불황 뉴스만 보면 답답하다"며 "장사가 내년에 더 잘되길 바라는게 새해 소망"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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