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수천만원 잃고 앙심' 이웃 3명 살상한 중국인 무기징역 선고

2명 살해·1명 살해미수…재판부 "사형에 상응하는 형벌 필요"

시흥에서 이웃주민 3명을 살해하거나 크게 다치게 한 30대 중국인 김모씨. /뉴스1

(안산=뉴스1) 최대호 기자 = 인터넷 도박으로 돈을 잃자 평소 앙심을 품고 있던 이웃 주민 3명을 흉기로 살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중국인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안효승 부장판사)는 11일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특수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39·중국국적)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30년 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하고, 피해자에 접근금지, 유흥업소 출입금지 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에게 사형을 구형했는데, 그 근거로 무고한 시민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는 목숨이 위태로운 피해를 주어 범행이 중대하다는 점을 들었다"며 "피고인에게 사형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나 그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5월10일 오후 8시쯤 시흥시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에서 이웃주민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범행 당시 김씨는 아파트 4층에서 이웃인 40대 A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목졸라 기절시킨 뒤 흉기로 찔렀다. 김씨는 곧이어 13층으로 올라가 또 다른 이웃인 70대 여성 B씨와 60대 C씨를 잇달아 흉기로 공격했다. B씨와 C씨는 숨졌다. A씨는 목숨은 구했지만 중상을 입었다.

김씨는 이후 자신의 거주지인 7층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와 인근 초등학교를 지나던 중학생에게 흉기 위협을 가하며 "택시를 잡아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A씨에게 인터넷 도박인 '섯다'를 소개받았고, 수천만원대 돈을 잃자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자신의 휴대전화로 섯다 도박을 했던 김씨는 게임그룹에서 강제로 탈퇴 당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게임을 못하는 상황이 되자 B씨에게 1만원 정도 돈을 주면서 종종 휴대전화를 빌려 도박을 했다.

김씨가 어느 순간부터 돈을 안주고 B씨의 휴대전화를 빌려썼고 이에 B씨가 자신에 대해 안좋은 말을 했다는 것에 분노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와는 평소 대면으로 점당 2000원짜리 화투를 쳤다. 김씨는 C씨가 평소 많이 이겨 돈을 가져가고 자릿세도 받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

김씨는 다른 주민들도 자신을 모함한다는 생각에 아파트 4층과 13층 이외, 14층에도 올라가 다른 주민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검찰은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평상시에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흉기로 피해자들의 목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찔러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 4명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했다. 범행동기, 수법, 횟수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피해자들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고, 유족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