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만 수차례…작은 생명 살리러 왔어요"[최기자의 동행]
반려마루 찾아 번식장 개들 위해 봉사한 사람들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여주=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제왕절개를 여러 번 해서 자궁과 대망막이 유착됐네요. 이 작은 몸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경기도수의사회(회장 이성식) 한병진 동물사랑봉사단장은 너무 작아서 한손으로도 들기 쉬운 작은 개를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지난 8일 여주시에 위치한 경기 반려마루. 한 단장을 포함한 경기 지역 수의사들과 넬동물의료센터, 본동물의료센터 수의사 등은 이곳에서 200여마리 개들의 중성화 수술 봉사를 진행했다. 이 개들은 앞서 화성 번식장에서 구조한 개들이다.
한 단장 뿐 아니라 봉사에 참석한 수의사들은 수술 도중 개들의 몸 상태를 보고 하나둘씩 탄식을 했다. 자연분만이 아닌 제왕절개를 수차례 한 개들의 자궁이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
한 단장은 "5~7년 동안을 1년에 2번씩 새끼를 낳다보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제왕절개한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고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다 보니 합병증까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중성화 수술을 진행한 몰티즈(말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등 개들은 자궁이랑 대망막이 붙은 유착이 있거나 자궁에 염증이 차 있는 자궁축농증, 탈장, 유선종양 등 증상을 보였다.
다행히 마취 상태의 개들 중에서는 중성화를 하면서 질병 치료를 받은 개들도 있었다. 몸이 약한 개체는 회복 후 다시 수술을 하기로 했다.
개들의 중성화 수술 외에도 심장사상충 검사와 백신 접종도 진행됐다.
수의사들이 수술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블루엔젤봉사단(단장 윤성창)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내추럴발란스, 코코쓰담쓰담, 아반강고 관계자들과 배우 한승연, 김가은, 현우 등이 팔을 걷고 개들을 옮기면서 수술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왔다.
번식장 개들을 구조하는데 앞장선 동물보호단체 코리안독스와 위액트 등 관계자들도 개들을 옮기고 수술은 물론 회복까지 도우며 자리를 지켰다.
이뿐 아니라 경기도 김종훈 축산동물복지국장과 김후종 반려동물시설팀장, 남영희 반려동물진료팀장 등 직원들이 비상대기를 하며 진료 업무에 불편함이 없도록 살폈다.
이날 중성화 수술을 마친 개들은 동물등록을 마치고 조만간 입양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연경 도 반려동물과장은 "이번에 번식장에서 구조한 개들 중 200마리 이상이 7살 이상으로 나이가 꽤 있다"며 "작고 어린 강아지들은 입양을 잘 가는 반면 나이가 많은 개들은 입양이 어렵다. 비록 나이가 조금 많을 수는 있지만 충분히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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