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톤 물폭탄 쿨잼코스'?…전국적 수해 속 서울랜드 '눈살'
시민 "민간기업 축제지만 자제도 좋을 듯"…서울랜드 "입장 없어"
- 유재규 기자
(과천=뉴스1) 유재규 기자 = 지난주 전국적으로 내린 장맛비 영향으로 곳곳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국내 대형 테마파크 회사가 '하루 100톤 물축제'를 진행한다고 홍보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울랜드 측은 지난 19일 '100톤 물폭탄부터 쾌적한 실내 어트랙션까지, 서울랜드 여름방학 쿨잼코스 마련'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 행사는 오는 8월27일까지 진행되는 'Summer 워터워즈'. 서울랜드의 여름대표 콘텐츠로, 이가운데 '워터워즈-워터팝'은 하루 100톤의 쏟아지는 물대포를 맞으며 즐기는 물놀이라고 서울랜드 측은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대부분 지역에 내린 장마 영향으로 큰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한 상황에서 마치 '물폭탄'을 홍보하는 듯한 서울랜드의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서울랜드 공식 SNS에는 '비가 와도 매일 진행' '비 올 때 방문하면 오히려 좋아' 등의 문구까지 적혀있다.
이와 관련 민간기업이 수익성 목적으로 벌이는 축제이지만, 큰 수해 피해가 일어난 상황에서 부적절한 홍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향인 충북 충주지역인 시민 A씨(50대·경기 수원시)는 "한 달에 한 두번 아이와 아내를 데리고 집에 가는데 직접 보지 않은 한, 수해현장은 정말 끔찍하다"며 "민간기업이 축제를 한다고 해서 뭐라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일주일 정도 행사를 잠정 중단하고 이후에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 B씨(40대·여·경기 과천시)는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공공기관도 일부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를 하는데 현단계에서 시민들을 오히려 유도한다고 하는건 대형 테마파크로써 꼭그래야 하나 싶다"고 전했다.
대학생 C씨(20대·여)는 "경북지역이 고향인데 고향 친구들이 비만 오면 매일같이 마음을 졸인다고 나한테 알렸다"며 "(축제를)꼭 하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물 100톤' 이런 식의 표현은 아무래도 그쪽(재난지역) 주민들이 좋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랜드 측은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주소지 관할 지자체인 경기 과천시도 축제를 제지하거나 막을 길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또 지난 19일 오전 9시10분께 경북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집중 호우·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이밖에 중부·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려 큰 피해가 잇따랐고 정부는 충북 오송과 경북 예천 등 13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며 신속한 수해복구를 진행 중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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